매일신문

21세기에 가장 위협적인 ‘괴짜’ 민간인 ‘일론 머스크’

스타링크 사업, 전 세계 인공위성의 40% 차지
‘지구촌은 나의 것’ 초미래 인류 프로젝트도 선점

"인류는 나의 것", 악동 이미지의 일론 머스크. 연합뉴스

앞서 언급한 3인방 중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는 '악동'의 이미지가 없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는 뭔가 불안하다. 혹시나 영화 '아이언 맨'에 등장하는 악당이 되어, '짝퉁 아이언 맨으로 인류 평화를 위협하지는 않을까'하는 막연한 두려움마저 든다. 007시리즈 '스펙터'에선 세계 통신망을 장악해 인류를 장악하려 한 희대의 악당과 조지 오웰이 경고한 '빅 브러더'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실제 머스크는 미국 뿐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에도 큰 위협을 주고 있다.

스타링크 위성을 싣고 발사되는 스페이스X 로켓. 연합뉴스
스타링크 위성을 싣고 발사되는 스페이스X 로켓. 연합뉴스

◆우주 권력자, 일론 머스크

원대한 이상을 가진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꾸는 꿈에 우주에 있다. 그는 전기차로 세계 자동차 시장을 장악하더니, 이제 스타링크 사업으로 전 세계 인공위성의 40%를 가진 '우주 권력자'가 됐다. 미국마저 통제불능의 머스크를 어찌 하지 못할 정도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도움을 주기 위해 스타링크 지원을 요청한 미 정부의 요청을 묵살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올해 3월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과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 발레리 잘루즈니 장군과의 회담에서 전장에서 통신수단으로 위성을 이용하기 위한 '스타링크'가 주요 안건으로 논의됐다. 우크라이나군은 안정적인 스타링크 접속이 유지되게 해달라며 미국에 요청했지만, 미 정부는 이를 바로 확답을 줄 수 없었다. 그 권한이 스타링크를 서비스하는 스페이스X에 있기 때문.

머스크는 올해 2월 "우크라이나의 스타링크 사용이 새로운 세계대전을 촉발할 위험이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공격 상황에서는 스타링크 사용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미국의 외교 정책에 정면으로 맞선 것.

실제로 머스크가 전쟁 초기에는 스타링크 사용을 허락했으나, 이후 회사 방침을 선회해 상업용 서비스를 군사작전에 이용하는 것을 거부했다.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군은 크림반도 공략 작전 등 전장에서 작전 수행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스페이스X는 2019년부터 로켓을 우주로 보내 스타링크 위성 60개씩을 지구 540~570㎞ 궤도에 올려놓고 있다. 현재 4500개의 위성이 궤도를 돌고 있는데, 전 세계 활성 위성의 50%가 넘는다. 스타링크의 인터넷 다운로드 속도는 초당 100메가비트로 유선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와 비슷하다.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가 어떤 기업이나 정부와도 비견할 수 없는 지배적인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면서 "규제와 감독이 없는 상황에서 그의 변덕스럽고 개인 중심적인 스타일에 대한 전 세계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론 머스크 회사를 상징하는 로고 '엑스'.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회사를 상징하는 로고 '엑스'. 연합뉴스

◇갈수록 커지는 일론 머스크의 월드 파워

머스크는 전기 자동차 시대를 연 힘을 바탕으로 우주 권력 뿐 아니라 테크 사업에도 다양하게 진출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미 항공우주국과 함께 달·화성 탐사를 주도할 정도로 압도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업체 'xAI'를 설립해 오픈AI의 '챗GPT'와 구글 '바드'를 뛰어넘는 AI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더불어 트위터를 금융·결제·차량 호출 등을 아우르는 수퍼앱으로 키우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지하 차도를 건설해 초고속 열차 하이퍼루프를 달리게 하는 '보링컴퍼니', 사람의 뇌에 칩을 이식해 가상공간에 옮기는 '뉴럴링크' 같은 지구촌 변혁을 주도할 초미래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전 세계에 제국을 구축하면서 점점 통제하기 어려워지는 머스크는 미국의 최대 골칫거리"라고 했다.

머스크의 각종 이슈에 대한 멘트는 미국의 자존심마저 건드리고 있다. 그는 미국 단기 국채 투자에 대해 별로 생각이 필요하지 않은 식은 죽 먹기와 같은 일이라고 일갈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국채에 미칠 영향을 놓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헤지펀드계의 큰 손인 빌 애크먼의 트윗(현금관리를 위해 단기국채 이용)에 대해 "노-브레이너"(No-brainer, 머리 쓸 일 없는 손쉬운 일)라고 응답했다.

한편, 머스크의 행보는 전 세계에서 좌충우돌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시와도 거대한 'X' 로고 철거 문제로 논란을 빚었으며, 최근 트위트 비방으로 광고수입이 급감했다는 이유로 영국의 비영리단체인 '디지털 증오 대응센터(CCDH)'를 상대로 한 소송도 제기할 방침이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