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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은행 직원 수십 명, 고객 몰래 증권계좌 개설…금감원, 긴급 검사

1천여건 넘게 포착…복수의 지점서 만들어진 듯

대구 수성구에 있는 DGB대구은행 본점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 수성구에 있는 DGB대구은행 본점 전경. 매일신문 DB

DGB대구은행에서 고객 몰래 1천여건이 넘는 불법 계좌를 개설한 혐의가 포착돼 금융감독원이 긴급 검사에 착수했다.

10일 금감원은 "대구은행이 고객 동의 없이 예금 연계 증권계좌를 임의로 추가 개설한 혐의와 관련해 긴급 검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이 외부 제보 등을 통해 파악한 내용에 따르면 대구은행 일부 지점 직원 수십 명은 평가 실적을 올리기 위해 1개 증권계좌를 개설한 고객을 대상으로 고객 동의 없이 여타 증권계좌를 추가 개설한 의혹을 받는다.

대구은행은 2021년 8월부터 은행 입출금통장과 연계해 다수 증권회사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하고 운영 중이었다. 이 서비스와 관련해 대구은행 직원은 고객이 실제로 영업점에서 작성한 A증권사 계좌 개설신청서를 복사하고서 이를 수정해 B증권사 계좌를 임의로 개설하는데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임의 개설 사실을 숨기기 위해 계좌개설 안내문자(SMS)를 차단하는 방식 등을 동원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만들어진 계좌는 1천여건이 넘고, 대구은행 복수의 지점에서 추정된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사고가 금융실명제법 위반, 사문서위조 등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구은행 측은 관련 민원이 제기되면서 불건전 판매 의심 정황을 처음으로 인지했으며 지난달 12일부터 현재까지 자체감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관련 직원의 소명 절차가 남은 상황"이라면서 "조사 결과 정도경영에 어긋나는 점이 있다면 엄중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도 "이번 검사에서 임의 개설이 의심되는 계좌 전건을 철저히 검사하고 검사 결과 드러난 위법·부당행위는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이라며 "대구은행이 사실을 인지하고도 금감원에 신속히 보고하지 않은 경위를 살펴보고 문제가 있다면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3일 대구 수성구 DGB대구은행 본점에서 열린 상생금융 확대 간담회에서 소상공인·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햇살론뱅크 프로그램 등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3일 대구 수성구 DGB대구은행 본점에서 열린 상생금융 확대 간담회에서 소상공인·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햇살론뱅크 프로그램 등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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