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의회 독재 유지" vs 野 "反尹 모여 정권 심판"…비례 위성정당 공방

한동훈 "5천만이 영향 받는 선거제…이재명 한 사람 기분에 맞춰 정하는 것 이해 안돼"
이재명 "칼 들고 덤비는데 맨주먹으로 상대할 수 없어…통합형 비례정당 추진"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준연동형 비례제를 유지하고 범야권 위성정당 창당을 예고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민주당 정략의 산물'이라고 맹비난하면서 병립형 비례제 회귀를 촉구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준연동형 비례제 유지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 "5천만이 큰 영향을 받을 선거의 선거제를 이재명이라는 한 사람의 기분에 맞춰서 정한다는 게 정말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는 이 선거에서 자기를 방탄해야 하는 대단히 큰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이라며 "공개적으로 다수당이 이 대표의 뜻에 따른다고 밝힌 것도 정말 코미디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행) 연동형 제도는 정의당 등 소수당과 야합해서 만든 제도였다. 산식도 복잡하고 왜 그런 식으로 가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공수처법을 통과시키고, 야합하기 위해 만들었지만 결국 민주당은 정의당의 뒤통수를 쳤다"고 언급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 대변인도 "말을 돌려가며 이런저런 설명을 덧붙였지만, 결국 그럴싸하게 포장한 위성정당인 '통합형비례정당'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제도가 거대야당 민주당도 아닌 사실상 이재명 대표 한 사람의 손에 좌지우지되는 상식 밖의 현실이 참담하다"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오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준연동형 유지를 결정하면서 국민의힘이 위성정당 금지법을 거부하고 동시에 위성정당을 준비하는 이중성을 지적했다. 이를 막기 위해 범야권 위성정당 창당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를 폈다.

이 대표는 "거대양당 한쪽이 위성정당을 만들면 패배를 각오하지 않는 한 다른 쪽도 맞대응할 수밖에 없다. 칼을 들고 덤비는데 맨주먹으로 상대할 수는 없다"며 "정권 심판과 역사의 전진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과 함께 위성정당 반칙에 대응하면서 연동형 비례제의 취지를 살리는 통합형 비례정당을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도의 취지를 원천적으로 훼손하고 있는 장본인은 바로 위성정당을 만들고 있는 한동훈 위원장과 국민의힘 아닌가"라며 "백주대낮의 적반하장에 기가 막힌다"고 반박했다.

권 대변인은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병립형 비례를 채택하되, 민주당의 오랜 당론인 권역별 비례에 이중등록제를 허용하고, 소수정당 배제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안을 제시했다"며 "그러나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요구한 이중등록제를 끝까지 반대하며 권역별 병립형으로 회귀냐, 준연동제냐 양자택일을 강요해 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