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늘봄학교 시행 한달 ‘만족도 높아’…"방과 후 아이 믿고 맡길 수 있어 좋아요"

대구 70개교·경북 180개교 운영…전국 2천838개 초교 참여
맞벌이 부모들 육아 부담 덜어줘
"질 높은 프로그램 지속 운영될지" 우려 제기도

지난달 대구 동도초등학교 늘봄교실에서 신입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지난달 대구 동도초등학교 늘봄교실에서 신입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시행 한 달을 맞은 늘봄학교가 학부모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으나 질 높은 프로그램의 지속적 운영 문제는 새로운 숙제로 부상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전국 2천838개 초등학교에서 늘봄학교를 운영 중이다. 대구는 전체 232개교 중 70개교(30.2%), 경북은 전체 473개교 중 180개교(38.1%)가 시행 중이다.

늘봄학교는 희망하는 초등학교 1학년 학생에게 아침 수업 시간 전 또는 오후 8시까지 학교에서 다양한 방과 후 돌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제도다. 맞벌이 부모의 육아 부담과 사교육 수요를 줄여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학부모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어린이집·유치원보다 더 이른 오후 1시쯤 정규 수업이 끝나 '돌봄 공백'이 발생한다. 학부모 입장에선 이 시간에 믿고 맡길 수 있는 학교가 있어 마음이 놓인다는 반응이다.

늘봄학교를 이용하는 신서초 1학년 학부모 주현아(39) 씨는 "코딩, 댄스 수업 등을 배우는데 아이가 재미있어 하고 만족해 한다"며 "늘봄학교에 참여하면서 원래 다니던 학원도 그만 둘 정도"라고 말했다.

삼영초 2학년 학부모 장민정(42) 씨는 "일을 하는 동안 학교에서 안전하게 아이를 돌봐주니 안심이 된다"며 "지금은 4시에 하교를 하는데 시간을 좀 더 늘릴 생각도 있다"고 했다.

다만 일부 학부모들은 도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다양하고 질 높은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운영될지 미지수라고 우려했다.

초등학생 1학년 자녀를 둔 대구 지역 학부모 김모(35) 씨는 "프로그램이 없는 것보다는 낫지만 사실 학교에 오랜 시간 있다 보면 아이가 방치되지 않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윤모(36) 씨도 "교육적인 면에서 학원보다 질이 높다는 보장이 없어서 보낼지 아직 잘 모르겠다"며 "다른 아이들은 학원에 가는데 우리 아이만 교실에 두기도 신경 쓰인다"고 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 3일 늘봄학교 현안 브리핑을 통해 "늘봄학교에 좋은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재정을 지원하겠다"며 "지역에 있는 각 대학들과 협력해 대학들이 좋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프로그램과 강사를 현장에 보급하는 사업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2학기부터 전국 초등학교에 늘봄학교를 전면 시행하고, 2025년 초등학교 1~2학년, 2026년 초 1~6학년으로 수혜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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