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골리앗' 이긴 정치 신인 조지연 당선 요인은?

"최경환 후보 복당 불가"…힘 있는 집권 여당 후보론 통했다

22대 총선 경북 경산에서 승리한 조지연 국민의힘 당선인이 11일 새벽 선거사무소에서 꽃목걸이를 목에 걸고 지지자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22대 총선 경북 경산에서 승리한 조지연 국민의힘 당선인이 11일 새벽 선거사무소에서 꽃목걸이를 목에 걸고 지지자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찐윤' 출신 국민의힘 조지연(37) 후보와 박근혜 정부 시절 '친박계 좌장'으로 불리던 무소속 최경환(69) 후보의 대결로 22대 총선 대구경북 최대 격전지로 관심을 모았던 경산선거구에서 피말리는 접전 끝에 조 당선인이 결국 승리했다.

총선에 처음 도전한 30대 정치 신인인 조 당선인은 경산에서 제17대부터 내리 4선을 역임하면서 박근혜 정부 때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장관을 역임한 최 후보를 이기는 돌풍을 일으켰다.

모두 14만6천793명이 참여해 투표율 63.5%를 기록한 경산선거구에서 조 당선인은 43.43%(6만2천411표)을 득표했다. 42.27%(6만746표)를 얻은 최 후보를 1.16%(1천665표) 차이로 따돌렸다. .

이어 진보당 남수정 후보가 7.99%(1만1천488표), 녹색정의당 엄정애 후보가 6.29%(9천44표)을 얻었다.

경산은 국민의힘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이어지는 대표적인 보수 텃밭 지역구다.

최 후보는 국민의힘 공천이 어렵다고 판단해 일찌감치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총선에 뛰어들었다. 멈춰선 경산 발전의 재시동을 걸어 경산 경제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겠다며 4선의 '인물론'을 내세우며 표밭을 갈았다.

조 당선인은 윤두현 의원의 불출마로 국민의힘 공천을 받아 상대적으로 뒤늦게 총선전에 뛰어 들었다. 집권여당의 깨끗한 정치 신인으로 윤석열 정권의 성공을 위해 승리를 위해 표를 몰아 달라고 호소했다.

경산 지역에서는 정치 경력과 인지도 등을 감안해 조 당선인과 최 후보의 대결을 '다윗 대 골리앗의 싸움'이라고 하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로 선거 초반 최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크게 앞섰다.

그동안 발표됐던 7개 여론조사에서 6개가 모두 최 후보의 오차범위 밖 승리를 예상했고, 남은 1곳도 최 후보의 오차범위 내 우위로 나타났었다.(중앙선관위 여론조사심의위원회 자료 참조)

이 같은 상황에서 조 당선인이 초반 열세를 극복하고 최종 승리할 수 있었던 요인은 뭘까?

국민의힘은 경산의 보수 표심이 최 후보와 나눠지는 것을 최대한 막기 위해 당력을 집중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두차례 경산을 방문해 국민의힘 후보는 조지연 뿐이라고 힘을 실었다. 또 무소속 후보의 당선후 복당 불가론을 천명하면서 최 후보의 지지세 확산을 차단했다.

'친박 좌장'이었던 최 후보를 대상으로 '박심' 의 영향력을 최소화하는 데도 상당한 공을 들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복심이라는 국민의힘 유영하 후보가 경산시 하양읍 유세에 동참해 박 전 대통령을 끝까지 지킨 후보가 자신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조 당선인은 "낡고 부패한 정치인으로 범법자인 이재명과 파렴치한 조국 정당과 싸워 이길 수 없다"며 깨끗한 정치신인인 자신이 이들과 싸워 이길 수 있다고 강조하며 득표전을 펼쳤다.

그는 또 자신이 당선되면 "윤 대통령을 경산에 모시고 시스템반도체 생산기지 구축과 경산지식산업지구내 대형 명품 아웃렛 유치, 대구도시철도1,2호선 순환선 연결 등 지역의 굵직한 현안들을 한꺼번에 해결 하겠다"며 힘있는 집권여당 후보가 경산을 발전시킬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밖에도 선거운동 막판 수도권 등에서 야당의 일방적인 승리가 예상되면서 여론조사에 표심을 드러내지 않았던 숨은 보수층들이 결집한 것이 당선 요인이 됐다는 평가다.

또 경산 지역 야권 성향표가 진보당 및 녹색정의당 후보들에게 14.28%(2만532표) 가는 등 '소신 투표'가 이어진 것도 초박빙 승부에서 결정적인 변수가 됐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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