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박한 듯하지만 속정 깊은 자연인 이강해(78) 씨의 산골 이야기가 소개된다. 혹독한 세상에서 악착같이 번 돈으로 노후 자금을 모으고, 마침내 작은 아파트를 마련했었다. 하지만 갑작스런 아내의 병간호에 가진 것 모두 들였으나 결국 아내는 하늘로 떠나고 말았다. 남겨진 건 가난과 가슴을 파고드는 허망함뿐이었다.
아내를 보내고 다시 일용직 노동자로 살며 두 아들을 키워냈고 자신은 할 일을 다 했다고 느낀 순간 한 치의 미련도 없이 고향으로 돌아왔다. 어릴 적에는 벗어나고 싶어 안달이던 그곳이지만 인생을 돌고 돌아 다시 찾은 고향은 그에게 더없이 따뜻한 품이 되어주었다.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마음만은 소년같은 자연인. 자신을 찾아온 이승윤에게 정성스러운 한 끼를 대접하기 위해 들뜬 마음으로 어릴 적 먹던 별미 우럭젓국과 바다 내음 가득한 해물칼국수를 준비하며 신이 난다.
옛 기억을 더듬어 연을 만들어 날리는 낭만도 즐긴다. 강해 씨는 싸리 빗자루를 탐내는 승윤을 위해 직접 빗자루를 만들어 준다. 테이프가 다 늘어난 카세트 플레이어에서 흘러나오는 옛 노래를 함께 들으며 오랜만에 '함께'의 온기가 얼마나 따듯한지 새삼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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