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난맥상 적나라하게 드러낸 국힘, 전면 쇄신 불가피

경선·단일화 국면서 대선보다 기득권 경쟁 벌인다 비판 비등
사상 초유의 '대선 후보 교체' 사태까지…명분 불문 '당 이미지 추락'
당 주류 향한 책임론 비등…"정치 셈법 떠나 국민 위해 희생하는 모습 절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원들과 기념 촬영을 한 후 권성동 원내대표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원들과 기념 촬영을 한 후 권성동 원내대표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문수·한덕수 단일화' 국면에서 보여준 국민의힘의 난맥상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진다. 경선 승리 후보를 강제 교체하려던 지도부와 주류 의원 모습에 보수, 진보 진영을 떠나 '어떻게 저럴 수 있느냐'는 질타가 잇따랐다.

국민의힘이 대선 승리보다 당내 기득권을 두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날 선 비난도 제기됐다.

대선을 당장 치러야 해 당분간 '단일대오' 분위기가 이어지겠으나 향후 이번 사태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제대로 묻고 당을 전면 쇄신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11일 여의도 정가에 따르면 전날 당의 대선 후보 교체와 관련한 당원 여론조사 결과 반대 의견이 더 많은 것으로 나오자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사퇴 입장을 밝혔다. 권성동 원내대표 등 나머지 지도부 인사들은 일단 자리를 지켰다.

당장 한 달도 남지 않은 대선 레이스를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김문수 후보도 이날 이양수 사무총장을 박대출 의원으로 교체하는 일부 인선만 단행하며 단일대오 기조를 유지했다.

그는 의원총회에 참석해 소속 의원들에게 큰 절을 하며 "과거의 상처를 보듬고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가자. 우리는 원팀"이라고 했다.

하지만 '후보 교체 사태'의 책임을 두고 당 비주류 불만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지도부 책임론, 사퇴 요구가 쏟아진다.

친한계 의원 16명은 성명서를 내고 "비대위는 무리한 결정으로 당원과 지지자에게 큰 실망과 상처를 줬고 무엇보다 대선에 큰 악재를 만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에 깊이 관여해 온 권성동 원내지도부의 동반 사퇴를 촉구한다"고 했다.

한동훈 전 대표 역시 페이스북에 "친윤(친윤석열) 쿠데타 세력에게 제대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의원 사퇴 요구까지 나왔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에 "대선 경선판을 혼미하게 한 책임을 지고 권영세, 권성동과 박수영, 성일종은 의원직 사퇴하고 한덕수 배후 조종 세력들도 모두 같이 정계 은퇴하라"고 했다.

이 같은 당의 파열음은 6월 3일 대선 결과에 따라 또한번 크게 출렁일 전망이다. 최종 성적표가 당에 불리하게 나올 경우 김문수 후보 책임론과 함께 당 주류, 비주류 의원 간의 피할 수 없는 당권 경쟁이 불가피하다.

보수 진영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전면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정가 한 관계자는 "상처뿐인 단일화 결과로, 이번 대선은 승리하기가 쉽지 않게 됐다"며 "패배 후 당 주류는 결국 '자신들이 옳았다'를 외치며 다시 당권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당장 선거를 치러야 할 김 후보가 당 주류를 내칠 수도 없는 게 딜레마"라며 "국민의힘에는 정치적 셈법과 유불리를 떠나 국민과 당원을 향한 희생과 쇄신의 모습이 절실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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