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루마니아 대선, 친EU 후보의 극적인 뒤집기

부쿠레슈티 시장, 니쿠쇼르 단 당선
1차 투표에서 20%p 차 완패
결선투표 7.2%p 차로 뒤집어
EU, 對러시아 결속 강화할 듯

18일(현지시간) 루마니아 대선 결선투표 첫 번째 출구 조사 후 니쿠쇼르 단 후보가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신화 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루마니아 대선 결선투표 첫 번째 출구 조사 후 니쿠쇼르 단 후보가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신화 연합뉴스

루마니아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친(親)EU 성향의 니쿠쇼르 단(55) 후보가 친미·극우 민족주의 성향의 제오르제 시미온(38) 후보를 꺾고 승리했다. 1차 투표에서 20% 포인트 차이로 시미온 후보에 뒤졌던 단 후보는 결선투표에서 7.2% 포인트 차이로 낙승했다. 향후 루마니아는 프랑스, 독일 등 EU 주요 국가들과 연대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친EU 성향의 니쿠쇼르 단(부쿠레슈티 시장) 후보는 18일(현지시간) 열린 대선 결선투표에서 53.6%의 득표율로 46.4%의 득표율에 그친 극우 민족주의 성향의 제1야당 결속동맹(AUR) 대표 제오르제 시미온 후보를 눌렀다.

'파란만장'이라는 말이 제격인 대선이었다. 지난해 11월 대선이 치러졌지만 루마니아 헌법재판소는 선거법 위반, 러시아의 선거 개입 혐의 등을 이유로 재선거를 명령한 바 있다. 선거 전 여론조사 지지율 5% 안팎의 무소속 컬린 제오르제스쿠 후보가 1차 투표에서 23%의 득표율로 깜짝 1위를 차지했던 배경에 부정한 방법이 있었다고 본 헌재는 제오르제스쿠의 출마 자격을 박탈했다.

다시 치러진 대선 1차 투표에서 시미온 후보는 41%의 득표율로 2위인 단 후보(21% 득표율)에 20% 포인트 앞서 1위에 올랐다. 그러나 결선투표에서 단 후보는 7.2% 포인트 앞서 대권을 잡았다. 루마니아는 이원집정부제 국가로 행정 실권은 총리가 갖지만 대통령이 총리 후보를 지명한다.

결선투표에 올랐던 두 후보는 정치적 지향점이 명확히 갈려 대선 이후 루마니아가 EU·러시아·미국에 취할 연대와 결속의 강도가 결정될 것으로 관측됐다. 부쿠레슈티 시장인 단 후보는 반부패, 투명성 강화, 디지털 행정 개혁, 친EU 노선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반면 시미온 후보는 EU를 공격하며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을 촉구했다. 강한 친미 성향도 드러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본떠 '루마니아를 다시 위대하게'를 슬로건으로 내걸었을 정도였다.

한편 승리를 확정한 단 후보는 "뜻깊은 변화를 원하는 루마니아 공동체가 승리했다"면서도 통합을 강조했다. 그는 "누구에게 투표를 했든 루마니아를 함께 건설해야 한다"고 당선 일성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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