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살 중학생이 계부와 친형이 있는 집에서 폭행 당해 숨진 이른바 '전북 익산 중학생 사망 사건'의 진범이 계부가 아닌, 친형이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계부와 친형의 진술이 수차례 뒤집히고 엇갈린 가운데, 각종 정황과 증거가 친형을 진범으로 가리킨다는 게 항소심의 결론이다.
다만 재판부는 계부의 아동학대가 친형 범행의 원인이 됐다며 살인 혐의를 벗은 계부에게도 징역 13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진범은 계부" 1심 깬 항소심 "친형이 범행"…왜?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형사1부(부장판사 양진수)는 11일 40대 남성 A씨의 아동학대 살해 혐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피해자는 친형의 폭행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A씨는 지난해 1월 31일 전북 익산시의 자택에서 14살 중학생 의붓아들 B군을 여러 차례 발로 걷어차는 등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사건의 진범으로 '계부' A씨를 지목했다. A씨가 1심 재판 도중에는 공소사실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A씨는 항소심에 와 "진범은 B군의 친형 C군"이라며 진술을 번복하고, 살해 혐의에 대한 무죄를 다퉜다.
경찰은 사건 당시 집에 있던 A씨와 C군을 모두 추궁한 바 있다. 이때 두 사람은 모두 "내가 때렸다"고 범행을 자백했다. 하지만 C군은 "나는 동생을 때리지 않았다"면서 하루 만에 말을 바꿨고, 이에 A씨만 법정에 서게 됐다.
이에 사실관계를 다시 따져본 항소심 재판부는 C군이 B군의 직접적인 사망 원인을 제공한 게 맞다고 판단했다. 계부가 묵인하는 사이 고등학생인 C군이 B군을 가혹하게 폭행했고, 그 결과 B군이 숨졌다는 결론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판단 근거로 "C군은 사건 당일 경찰 조사에서는 '내가 동생을 때렸다'고 진술했다가 이튿날 바로 '나는 때리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다"면서 "이후 보호기관에 가서는 '잘 모르겠다'는 취지로 이전과 다른 말을 했다"고 짚었다.
이어 "C군은 항소심 법정에 와 '아빠(A씨)가 시켜서 동생을 발로 밟았다'며 재차 증언을 번복했다"며 "반복된 진술 번복에 비춰볼 때 친형의 말은 자연스럽지 않을 뿐더러 신빙성도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항소심 재판부는 사건 당일 C군이 큰아버지(A씨의 형)에게 사실상 자백한 대목도 살폈다.
재판부는 "C군은 사건 이후 큰아버지에게 '제가 (동생을) 많이 때렸다'라고 말했고, 이는 녹음돼 법정에서 재생됐다"며 "이 말은 경찰이 현장에 오기도 전에 나온 최초의 진술로 신용성이 보장된다"고 부연했다.
◆"계부 학대가 동생 살해로 이어져"…법원이 재구성한 '그날'
재판부는 이날 법정에서 사건 관계인들의 여러 진술과 증거를 모아 사건 당일의 상황을 재구성했다.
재판부는 "사건 당일 A씨는 거실에 있으면서 C군이 방 안에서 B군을 폭행하는 것을 봤거나 적어도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A씨가 아동학대의 고의를 갖고 B군이 당하고 있는 폭행을 묵인 내지는 방조한 것으로 설명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C군 또한 A씨의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학대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 분노와 정신적인 압박감이 분출돼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사건은 모두 아동학대에서 기인했으므로 이들의 보호자인 A씨의 책임이 매우 크다고 할 것"이라고 질책했다.
재판부는 "비록 A씨가 B군을 직접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건 아니지만, 평소 자녀들에 대한 아동학대로 14살에 불과한 피해자가 숨지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A씨가 과연 진정으로 B군에게 사죄·참회하고 반성하는지도 의문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에 재판부는 A씨의 아동학대 살해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판단을 내리면서도, C군의 폭행을 묵인·방조한 아동학대 치사 혐의는 유죄로 결론지었다. 이에 A씨에게는 원심 징역 22년보다는 가볍지만, 징역 13년이라는 중형이 선고됐다.
한편 경찰은 이날 항소심에서 진범이 C군으로 드러난 것에 대해 "사건을 알아보겠다"고만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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