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5일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의 2차 대면조사를 14시간 반 만에 마치고 귀가했다.
준비한 질문지를 모두 소화한 내란 특검은 윤 전 대통령 진술 내용을 검토한 뒤 추가 소환조사를 할지, 신병 확보를 위해 구속영장을 청구할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9시 특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고검 청사 현관으로 출석한 윤 전 대통령은 조사를 모두 마친 뒤 오후 11시 54분께 청사를 빠져나갔다.
출석 때와 마찬가지로 '평양 무인기 침투를 지시했느냐' 등의 질문에 정면만 응시하며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곧장 준비된 차에 올라탔다. '사후 계엄 선포문 관여 의혹을 어떻게 소명했느냐'는 물음엔 언짢은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당초 출석 시간을 오전 10시로 늦춰달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10∼20분 정도 늦을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특검팀이 통보한 제 시각에 맞춰 출석했다.
조사에는 김홍일·송진호·배보윤·채명성 변호사가 동행했다.
특검팀은 별도 면담 없이 오전 9시 4분부터 윤 전 대통령을 상대로 지난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으라고 대통령경호처에 지시한 혐의에 대해 조사했다.
박억수·장우성 특별검사보 지휘 아래 김정국·조재철 부장검사가 신문에 나섰다.
지난달 28일 1차 조사 때 신문했던 박창환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장(총경)은 조사실에서 조사를 지원했다.
윤 전 대통령이 또다시 박 총경의 신문 자격을 문제 삼아 조사를 거부하는 것을 막기 위한 선제적 조처였다.
특검팀은 오전에 체포 저지 혐의 조사를 마무리했고, 낮 12시 5분부터 점심 식사 겸 휴식 시간을 제공했다. 윤 전 대통령은 외부에서 배달시킨 설렁탕으로 식사를 해결했다.
특검팀은 오후 1시 7분부터 조사를 재개했다. 그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 정족수 11명을 채우기 위해 특정 국무위원만 불러 소집 통보를 받지 못한 국무위원들의 계엄 선포 심의 권한 행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확인했다. 또 최초 계엄 선포문의 법률적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사후에 허위로 계엄 선포문을 만들었다는 의혹 등도 조사했다.
경호처에 비화폰 기록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 계엄 선포의 명분과 정당성을 확보하고자 무인기 평양 침투 등의 방법으로 북한의 공격을 유도해 전쟁 또는 무력 충돌을 일으키려 했다는 외환 혐의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지난해 12월 4일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됐는데도 국무회의를 소집하지 않고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제실 내 결심지원실에서 2차 계엄을 계획했다는 의혹도 확인했을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은 진술 거부 없이 본인 입장을 밝혔고, 저녁 식사도 거른 채 오후 11시 30분까지 5시간에 걸쳐 조서에 문제가 없는지 알아봤다.
1차 조사(15시간) 때와 청사에 머무른 시간은 비슷했지만, 조사 시간은 1차(5시간) 때보다 3시간 30분가량 길었던 만큼 조서 분량이 많아 시간이 걸린 것으로 보인다. 소환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추가 조사가 필요 없다고 판단하면 신병 확보를 위한 구속영장 청구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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