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강원지사가 이재명 대통령의 강원도 타운홀 미팅과 관련해 "양구 두타연 출입 인원 제한 완화 건의를 준비했지만 기회를 얻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미팅 도중 김 지사 발언이 제지됐는데 이에 대한 김 지사 반응이 나온 것이다.
이 대통령은 12일 오후 강원 춘천 강원창작개발센터에서 지역 토론회 '강원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 미팅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선 강원도민의 현안에 대한 다양한 요청과 의견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도민의 질의에 즉답을 하며 미팅을 이어나갔다.
그런데 중간에 '웃픈' 장면이 나왔다. 관광 활성화를 위해 민통선 규제를 완화해 달라는 한 시민의 요청 직후 김 지사가 손을 들어 발언 기회를 요청했지만 제지를 당한 것이었다. 이 대통령은 "지사 님은 좀 참으시죠. 도민들 얘기 듣는 자리라서요"라고 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의 소심한 복수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김 지사가 2022년 대선 때 국민의힘 '이재명비리국민검증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바 있어서다.
김 지사는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에 대해 소회를 밝혔다. 그는 "발언 기회 요청 직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두타연 관광 활성화 방안을 소개해 우리 쪽 현황을 전하려 했다. 마침 국방부 장관도 함께라서 출입 인원 제한을 풀어달라는 건의하려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두타연은 금강산에서 시작한 물이 수입천 줄기를 따라 내려오다 이룬 거대한 물웅덩이가 기암괴석과 조화를 이룬 곳이다. 접경 지역 최대의 관광 명소인데 군사 규제에 묶여 평일 하루 400명만 출입할 수 있다. 김 지사는 "만약 대통령이 즉석에서 수용해 줬다면 도민들이 크게 반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또 "삼척 도서관 문제를 비롯해 여러 현안을 말씀드리려 했지만 자리가 시민 의견을 듣는 취지인 만큼 결국 전달하지 못했다"며 "타운홀 미팅이 시민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라는 걸 잘 안다. 다만 도지사로서 강원도 실정을 알리고 싶었다. 앞으로는 국방부 장관 등을 만나 두타연과 민통선 규제 해소 문제를 충분히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지난 13일 논평을 통해 "강원 타운홀미팅에서 민주당 소속 당협위원장에게는 발언 기회를 주면서 정작 김진태 지사의 발언은 제지됐다"며 "정치 성향에 따라 발언권마저 차별하는 것은 관권선거 논란을 자초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또 지난 7월 부산 타운홀미팅에서도 박형준 시장이 발언 기회를 얻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야당 소속 지자체장을 배제하는 대통령의 태도가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타운홀 미팅은 도민에게 발언 기회를 드리는 자리였던 만큼 당연한 조치였다"고 반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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