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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이영욱 기자]성주의 재발견…'진짜 도농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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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욱 사회2부 기자
이영욱 사회2부 기자

농림어업이 주력인 기초자치단체일수록 농공단지 몇 곳만 들어서도 '도농복합도시'라는 간판을 앞다퉈 내건다. 도시와 농촌이 공존한다는 그럴듯한 문구는 순식간에 지역 미래 비전으로 포장된다. 그러나 산업단지 가동률이 주춤하고 공장 불빛이 하나둘 꺼지면, 요란하던 구호도 함께 희미해진다. 각 지자체의 산업·농공단지 가동 현황을 들여다보면 이름뿐인 도농복합이 얼마나 많은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사전적 의미의 도농복합도시는 도시와 농촌의 기능이 함께 작동하는 지역이다. 농림어업과 제조업이 일정한 비중으로 공존하는 구조를 뜻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그 균형이 실제로 유지되는 곳을 보기란 쉽지 않다. 농업이 강하면 산업이 약하고, 산업이 커지면 농업이 뒤처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균형은 구호로 남고, 한쪽은 늘 주변으로 밀려난다.

대다수 국민이 그렇듯 기자 역시 성주군을 오랫동안 '참외의 고장'으로만 기억해왔다. 국내 참외 생산량의 약 80%를 차지하고 3년 연속 6천억원대 조수입을 올린 지역, 타 지역 생산 참외를 파는 상인들이 하나 같이 '성주꿀참외' 현수막을 내걸 만큼 브랜드 파워가 압도적인 곳, 2025년 조수입 6천52억원·생산량 18만톤·1천820여 농가의 연 1억원 이상 소득. 이 숫자들만으로도 성주는 충분히 설명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그것은 절반의 이해에 불과하다. 성주를 농업 중심 자치단체로만 바라보는 순간, 우리는 이 지역의 또 다른 축을 놓치게 된다.

성주군의 산업 구조를 보면 의외의 장면이 펼쳐진다. 제조업 비중이 39.6%로 농림어업(27.5%)을 앞선다. 경북도 내 1인당 GRDP 2위(2021년 기준 5천982만원)라는 지표는 산업 체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2025년 수출액은 약 11억3천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10년 연속 경북 군부 수출 1위를 이어갔다. 농촌이라는 선입견과는 결이 다른 수치다.

성주에는 1천개가 넘는 제조업체가 등록돼 있다. 자동차 부품과 기계, 금속 등 다양한 업종이 뿌리를 내렸다. 성주1·2 일반산업단지 입주기업의 약 35%는 자동차 소재·부품·장비 기업이다. 두 산업단지는 지난해 1천430여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약 1조4천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지역 경제를 떠받쳤다.

농업 또한 흔들림이 없다. 2025년 경상북도 농업정책 평가에서 채소·특작 분야 대상과 유통·식품정책 부문 우수상을 포함해 3관왕을 차지했다. 농업은 여전히 단단하고, 산업은 이미 두터워졌다. 두 축은 따로 돌지 않고 서로를 지지한다.

이병환 성주군수는 "성주는 1조원 클럽에 가입한 도농복합도시"라고 설명한다. 농업 조수입 1조원과 지역 수출 1조원을 함께 달성해 농업과 제조업이 균형을 이뤘다는 의미다. 전국 기초지자체 가운데 이 정도 규모의 구조를 갖춘 곳은 흔치 않다.

성주의 경쟁력은 여기에 있다. 성주참외로 대표되는 농업의 브랜드 파워, 제조업 중심의 산업 기반, 그리고 이를 세계 시장으로 연결하는 수출 역량이 동시에 작동한다. 어느 한 축도 다른 한 축의 그림자가 되지 않는다. 농업과 산업이 나란히 서 있는 구조, 그것이 진짜 도농복합이다.

성주는 더 이상 '참외 향기만 머무는 농촌'이 아니다. 농업과 산업, 유통과 수출이 맞물려 돌아가는 입체적 경제가 숨 쉬고 있다. 농공단지 하나로 덧칠한 도농복합이 아니라 수치와 구조로 증명되는 도농 균형의 도시. 성주의 재발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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