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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4인 회동' 증거, AI 제작 음성?... 野 "청담동 첼리스트 시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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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대법원장의 4인 회동 의혹을 제기한 음성 파일. 열린공감TV 유튜브 영상 캡처
조희대 대법원장의 4인 회동 의혹을 제기한 음성 파일. 열린공감TV 유튜브 영상 캡처

조희대 대법원장·한덕수 전 총리 회동 의혹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 제시한 근거가 인공지능(AI)으로 제작된 음성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18일 야권을 중심으로 "가짜 뉴스 선동"이라는 취지의 비판이 나왔다.

문제가 된 음성 파일은 지난 5월 10일 유튜브 채널 '열린공감TV'가 "취재 첩보원"의 제보라며 공개했다. 해당 음성 속 인물은 "4월 4일 윤석열 탄핵 선고 끝나고, 4월 7일인가 4월 10일인가 15일인가. 조희대, 정상명(전 검찰총장), 김충식(김건희 여사 모친의 측근), 한덕수(전 국무총리) 4명이 만나서 점심을 먹었다"며 "그 자리에서 조희대가 '이재명 사건 대법원에 올라오면 알아서 처리한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한다.

'열린공감TV' 진행자는 당시 "아직까지는 '주장'이다. 주장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라"며 "제발 고소·고발 좀 그만하시라"고 전했다. 방송 초반에는 "해당 음성은 AI로 제작된 것으로 특정 인물이 실제 녹음한 것이 아님을 알려드린다"는 공지도 포함됐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월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서 이 음성을 그대로 틀며 "제보를 받았는데, 윤석열 탄핵 이후 정상명, 한덕수, 김충식, 조희대 4인이 회동했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부승찬 민주당 의원이 지난 16일 본희의장에서 열린 국회 대정무질문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헌재 대통령 파면 결정 3일 후인 4월 7일경 한덕수, 정상명, 김충식, 그리고 조희대 대법원장이 만났다는 제보가 있었다"며 이를 재점화했다.

논란이 커지자 조희대 대법원장은 17일 "최근 정치권 등에서 한덕수 전 총리 등과 만나 대통령 공직선거법 사건 처리에 대해 논의했다는 취지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대법원장은 위 형사 사건과 관련 한 전 총리와는 물론이고 외부의 누구와도 논의한 바가 전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거론된 나머지 사람들과도 제기되고 있는 의혹과 같은 대화 또는 만남을 가진 적이 없음을 명백히 밝힌다"고 했다.

열린공감TV 유튜브 영상 캡처
열린공감TV 유튜브 영상 캡처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측은 이 음성 파일이 AI로 생성된 점을 거론하며 비판을 쏟아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당 국회의원들이 또 한번 음모론 확성기 역할이나 하며 '청담동 첼리스트 시즌2'를 찍고 있다"며 "유튜버가 AI 목소리로 만든 음성 파일에 흥분해 아무런 증거도 없는 음모론을 떠들어대며 사법부를 공격하는 꼴이 우스운 것을 넘어 기괴하다"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정부여당은 유튜브의 음모론으로 대법원장을 몰아내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며 "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 본인도 아닌, 제3자 간 녹취록을 근거로 대한민국 사법부 수장을 몰아내려고 하고 있다. 이른바 '이재명 재판 기획설'이라는 명목"이라고 말했다.

이기인 개혁신당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쯤 되면 민주당 스스로 밝혀야 한다"며 "조희대 대법원장의 '4인 식사'라는 주장을 제보한 '첩보원'의 최소 출처와 근거는 무엇인지, 그리고 해당 녹취록이 AI 재연, 음성 변조, 편집 등 인위적 가공을 거친 것임을 사전에 확인 또는 인지했는지"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도 같은 날 비판에 가세했다. 박민영 미디어 대변인은 이날 "유튜브발 AI 음성을 제보자 녹취록이라고 들고와 대법원장 사퇴까지 요구한 건가.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다"며 "가짜 뉴스 선동이 민주당 전공 분야인 걸 감안해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경악스러운 사건이다. 부승찬, 서영교 의원은 저질스러운 허위 선동으로 조희대 대법원장을 모욕한 데 똑바로 사과하시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 의혹을 제기한 더불어민주당 서영교·부승찬 의원을 고발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서 의원은 조선닷컴을 통해 "우리가 따로 받은 제보도 있다. 모든 것은 수사를 해서 확인하면 된다"고 답했다. 녹취록이 AI 음성이라는 사실을 알았느냐는 질문에는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방송한 열린공감 측은 전날 방송을 통해 "100% 의혹 제기다. 팩트로 확인하기가 매우 어려운 것들(을 전하는 방송)"이라며 "(사실인지) 확인할 수 있는 길은 수사로 밝혀내야 할 일이며 수사로 밝혀낼 수 있을지도 난감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제보자의 제보 내용을 주장으로 방송했던 것이며 보도가 아니고 썰을 말씀 드린 것"이라며 "확인되지 않은 사안이라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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