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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관계자 "트럼프·김정은 내달 대화 재개 가능성…韓핵무장 계획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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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회담, 확대회담을 했다고 2019년 3월 1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회담, 확대회담을 했다고 2019년 3월 1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정부 고위 관계자가 오는 10월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북미 정상 간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26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북미 정상 대화가 재개될지 지금으로선 단정적으로 말하기 곤란하지만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며 "북미 정상 대화는 할 수 있는 일이고 또 그렇게 되기를 바라면서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지금으로선 단정적으로 말하기 곤란하지만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발언은 2019년 트럼프 1기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를 마친 뒤 갑작스럽게 방한해 판문점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난 것을 염두에 둔 해석으로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21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3차 회의에서 "개인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며 대화 의사를 내비친 상황도 고려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2018년 이후 7년 만에 김선경 외무성 부상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뉴욕 유엔총회 고위급 회의에 파견했다. 이를 계기로 북미 간에 물밑 접촉이 시도될지 주목된다. 다만 양측의 비핵화 요구 조건이 크게 엇갈려 의미 있는 진전이 단기간에 나오기는 어렵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고위급 대표단 파견이 북미 접촉 기회가 될지에 대해선 "북한이 다자외교 무대로 나오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이를 계기로 북미가 접촉할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정부는 북미 간 직접 접촉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앞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달 "현실적으로 대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높게 잡지 않는 것이 오히려 건설적"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추진과 관련해선 "(우라늄)농축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를 하게 되면 그것은 어디까지나 산업적 측면"이라며 "잠재적 핵보유국이 되려고 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각에서 거론되는 독자 핵무장론에 대해 "정부는 핵무장에 아무런 계획이 없다"며 "다음 정부도 그런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한편, 조현 외교부 장관은 같은날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피스메이커(평화 중재자)' 역할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가까운 시일 내 만난다면 환상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또 이 대통령이 "자신은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맡겠다"며 주도권을 쥐려는 의도는 없음을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조 장관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이 대통령의 요청을 환영하면서 "북한에 다시 관여할 의지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한국이 주도권을 잡지 못해도) 개의치 않는다"며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이 지도력을 발휘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기를 원한다"고 했다.

한국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북 대화 재개를 요청한 것은 최근 국제 정세가 여느 때보다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조 장관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세계가 훨씬 더 불안정해졌다"며 "이에 따라 한반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군사적 충돌에 대해 똑같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군사적 긴장을 줄이기 위해 북한과의 대화를 모색할 수밖에 없으며 최소한 직통전화(핫라인)는 확보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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