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앞에서〉
내가 카프카이다.
내 언어는
아주 옛날, 그러니까
우주가 온통 어둠과 혼돈만 있을 때
가장 먼 곳에서 발을 헛디딘
낯설고 서툰 별 하나
한 시골 사람 발등에 떨어져
발목이 삐었다는 설화로 시작된다
절름발이는
<법안으로> 들어가지 못한다.
문지기에게 일러두었기 때문이다.
<시작 노트>
시를 안 쓰고 견디어 온 지 좀 되었다. 20대의 패기 넘치던 시절 일상의 모든 것이 시작과 연결되어 시와 같이 뒹굴던 그때가 생각난다. 시인의 창작 피크는 일생 두 번 온다는데, 20대 한 번, 노년 어느 시기에 또 한 번이라고 한다. 카프카는 늘상 놀람의 존재이다. 문학을 하는 이들은 카프카를 건너뛰고, 카프카를 모른다고 말할 수 없다. 오래전 체코 여행 중 프라하 시내 관광 명소인 황금 소롯길 가운데 있는 카프카의 집에서 그의 젊은 시절 흑백 사진 한 장을 기념으로 산 일이 있다. 「법 앞에서」는 카프카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데 난해함을 통해 작가들이 갖고 있는 창작의 고뇌를 에둘러 설명하고 있는 듯하다. 이 작품의 모티브가 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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