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간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7천억달러를 넘기며 최대 기록을 세웠지만 전 세계로 확산하는 무역 장벽 탓에 올해 수출 여건은 한층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수출 구조 역시 중장기적 위험 요인으로 지적된다.
산업통상부가 1일 발표한 '2025년 연간 및 12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수출액은 7천79억달러로 전년보다 3.8% 증가했다. 기존 최고치였던 2024년 6천836억1천만달러를 넘어선 수치다. 정부 수립 이후 77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수출 7천억달러 시대'를 열었다.
이번 기록은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끌었다. 지난해 반도체 수출액은 1천734억달러로 전년보다 22.2% 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체 수출 증가분의 상당 부분을 반도체가 떠받쳤다.
문제는 올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관세 정책 강화와 각국의 자국 우선주의 확산으로 글로벌 교역 환경이 빠르게 경직되고 있다. 단순한 경기 둔화를 넘어 교역 질서 자체가 재편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기업에 직접적인 부담을 주는 규제도 본격화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다. EU로 수출되는 철강·알루미늄·시멘트 등에 대해 탄소 배출량에 비례한 비용을 부과하는 제도로, 사실상 추가 관세에 가깝다. 올해부터 관련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은 배출권 가격을 반영한 인증서를 구매해야 한다.
문제는 EU의 CBAM이 대구경북 기업에 적잖은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본부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지역 전체 수출에서 EU 수출 비중은 대구 11.2%(12억3천600만달러), 경북 15.5%(63억7천700만달러)로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시장이다.
대구의 경우 알루미늄(69.7%) 수출이 철강(30.3%) 보다 많아 알루미늄 수출이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경북은 철강(94.7%) 수출이 압도적으로 커 지역 주력 산업인 철강의 대(對) EU 수출 악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 외 국가의 관세 강화도 현실이 됐다. 캐나다는 지난달 26일부터 한국을 포함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 적용하던 철강 저율관세할당(TRQ) 기준을 100%에서 75%로 낮추고 철강 파생상품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EU는 올해 6월쯤 외국산 철강에 대한 무관세 쿼터를 줄이고 관세를 두 배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멕시코도 올해부터 한국과 중국 등 FTA 미체결국을 대상으로 자동차 부품과 섬유 관세를 인상했다.
수출 구조의 취약성도 드러났다. 지난해 반도체 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4.5%로, 2024년 20.8%에서 더 높아졌다. 특정 품목 의존도가 지나치게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책 연구기관과 정부 안팎에서도 경고음이 나온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세계 경기 부진과 교역 둔화 영향으로 올해 한국의 연간 수출액이 6971억 달러로 전년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도 신년사에서 "산업의 기초 체력은 약해졌고 글로벌 제조업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며 "한미 관세 협상을 마무리했지만 상호관세는 여전히 수출에 큰 부담이고, 글로벌 공급망 분절 역시 경제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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