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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보건의 비상]공보의 줄고 진료 공백 커지고…농촌 의료 '균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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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 보건지소 순회진료 공보의도 줄어…급성질환 대응 사실상 병원 의존

예천보건소에 배치된 공중보건의에게 한 주민이 진료를 받고 있다. 윤영민 기자
예천보건소에 배치된 공중보건의에게 한 주민이 진료를 받고 있다. 윤영민 기자

지난 20일 오전 경북 예천군보건소.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이라 오전부터 진료를 받으려는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환자 대부분은 혈압·혈당 등 만성질환 관리를 위한 약 처방을 받기 위해 이곳을 찾았고, 예방접종을 위해 방문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한 주민(76)은 "혈압이 있어 약을 타기 위해 아침부터 버스를 타고 왔다"고 말했다.

반면 같은 날 찾은 읍·면 지역 보건지소는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였다. 예천지역에는 10개 지소가 운영되고 있고, 현재 3명의 공중보건의가 순회진료 방식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정해진 요일에만 진료가 가능하다 보니 진료일이 아닌 날에는 환자들의 발길이 뜸할 수밖에 없었다.

◆보건의 3명이 10개 보건지소 담당

공중보건의 수급난이 심화되면서 업무 부담도 커지고 있다. 예천지역 역시 기존 6명 중 4명이 맡던 순회진료를 공중보건의가 준 탓에 이달부터 4명 중 3명이 담당하는 구조로 축소됐다. 이에 따라 3명의 공중보건의가 10개 보건지소를 나눠 순회진료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지역 공공보건의료의 급성질환 대응 기능은 더욱 약화되는 분위기다. 감기 등 1차 진료가 필요한 경우 순회진료일이 아니면 보건지소 이용이 어려워 결국 병원을 찾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한 주민은 "약은 보건소에서 타고, 아프면 병원을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보건소는 약 처방 중심, 병원은 치료 중심이라는 인식이 점차 고착되는 양상이다.

현장에 있는 공중보건의들은 갈수록 수급난 자체를 해소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공보의 복무기간은 36개월로 현역보다 2배 더 길고, 병영문화와 급여 등이 개선되면서 현역으로 군 복무하겠다는 의대생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여성 의대생 비율도 매년 증가하면서 공보의를 할 수 있는 남성 의대생이 줄어드는 상황이다.

한 공중보건의는 "먼저 군 복무를 단기간에 마치고 졸업과 동시에 의사로서의 경력을 서둘러 시작하려는 의대생들이 늘고 있다"며 "학교마다 차이는 있지만, 과거 10% 수준이던 여성 의대생 비율도 현재는 20~30%까지 증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복무기간 단축을 통해 지원을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인력 자원 자체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복무기간까지 줄어들 경우, 지역 배치에 더 큰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정책으로 지역 공공보건의료 공백 메운다

공중보건의 수급난을 해소하기 위한 현장의 움직임은 분주하다. 공보의 감소로 인한 진료 공백이 현실화되면서 지방자치단체들도 대응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경북도는 인력 보강과 진료체계 개편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지역 공공보건의료 공백 최소화에 나섰다.

경북도는 우선 보건소 진료 기능 강화를 위해 의사 인건비 지원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 공중보건의에 의존하던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일반 의사를 채용해 상시 진료 체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재정 지원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공보의 운영 방식도 손질한다. 도는 제한된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순회진료를 보다 체계적으로 강화할 예정이다. 단순 순환 배치에서 나아가 지역별 수요를 반영한 탄력적 운영을 통해 의료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읍·면 단위 보건지소 기능도 재정비한다. 경북도는 일부 지소에도 보건진료소와 같이 보건진료 전담 공무원 배치해 의사가 없이도 기본적인 건강관리와 1차 의료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보건소를 찾는 주 수요층이 만성질환자인 만큼 간단한 약처방 등을 이들에게 맡겨 기초 보건서비스를 보완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취지다.

이밖에도 버스를 활용한 이동 보건소 운영, 화상 진료 등 다양한 보완책들이 시도되고 있다.

김호섭 경북도 복지건강국장은 "경북은 전국에서 의료취약지역이 가장 많은 곳인 만큼 공중보건의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신규 공중보건의사들이 지역 의료현장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도민들의 의료서비스 이용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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