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섬유산업 집적지인 대구가 10년 만에 추진된 경찰복 대규모 공공 발주에서 체면을 구겼다. 섬유 관련 기업과 인프라가 밀집해 있는 것과 달리 실제 납품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업계 안팎에선 경찰복과 같은 대규모 발주에 대비해 지역 산업계와 유관기관이 사전에 대응 전략을 마련했어야 한다는 쓴소리가 나온다.
2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청은 경찰복 원단·디자인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개선하는 '경찰복제 개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경찰청은 10년을 주기로 해당 사업을 진행 중이며, 이번에는 약 133억원을 투입해 경찰관의 외근 복장을 중심으로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제작업체는 지난 7월 초에 선정됐고 현재 업체별로 제품 제작이 진행 중이다. 이르면 올해 연말부터 현장 경찰관들에게 새로운 제복이 보급될 예정이다.
문제는 실제 업체 선정 결과에서 국내 대표 섬유산업 집적지인 대구의 존재감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이다. 조달청 다수공급자계약(MAS)을 제외한 8개 품목의 계약에서 대구 소재 업체는 서구 A사 한 곳뿐이었다. 나머지 7개 품목 제작을 맡은 업체들은 서울과 경기, 부산 등에 집중됐다.
A사는 최저가 입찰을 통해 형광파카(일체형) 제작을 맡았지만 계약 물량은 317개에 그쳤다. 타지 업체들이 맡은 물량이 적게는 4천여개에서 최대 9만2천여개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적은 규모다. 전체 개별계약 물량 32만3천48개 가운데 A사가 차지한 비중은 0.1% 수준이다.
대구 업체가 추가로 이름을 올린 곳은 조달청 MAS 방식으로 공급되는 품목이다. 혹서기 근무복과 봄·가을 기동복 공급에는 5개 업체가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대구 업체 1곳이 포함됐다.
결국 이번 사업에 참여한 대구 업체는 모두 2곳이지만, 개별 품목을 단독으로 맡은 업체는 1곳에 불과하다. 섬유 인프라가 집중된 대구의 위상을 고려하면 초라한 성적인 셈이다.
업계 안팎에선 대규모 공공 발주에 개별 기업만 대응하도록 둘 것이 아니라 지역 차원의 준비가 필요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대구에 원단·봉제업체 등이 밀집해 있는 만큼, 지자체와 산업계, 유관기관이 전략을 함께 마련하는 등 체계적인 대응이 뒤따랐어야 했다는 것이다.
특히 주문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업계 상황에서 대규모 공공 발주는 일감을 확보하는 새로운 판로가 될 수 있다. 경찰복과 소방복 등 꾸준한 수요가 발생하는 곳에 지역 업체 참여를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지역의 한 섬유업체 관계자는 "경찰복이나 소방복 등 대규모 공공발주 이야기는 이전부터 있었지만 지역 차원의 대응은 안일했던 측면이 있다"며 "규모가 작은 영세 섬유업체가 개별적으로 발주 정보를 일일이 파악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대구가 아닌 다른 지역 업체가 작업복·제복을 제작하더라도 원자재를 해외에서 저렴하게 들여오는 경우가 많아 지역 섬유업체에는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지자체나 지역 경제기관이 공공발주 정보를 업계에 알려주는 등 체계적인 시스템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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