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제하던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김치냉장고에 1년 가까이 보관한 40대 남성에게 징역 30년이 확정됐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살인·시체유기·컴퓨터등사용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2024년 10월 전북 군산시 조촌동 한 빌라에서 4년간 교제한 여자친구 B씨를 목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김치냉장고에 약 11개월간 유기한 혐의를 받았다.
범행 이후에는 B씨 휴대전화로 가족들과 연락하며 B씨가 살아있는 것처럼 꾸몄다. 또 B씨 명의로 8800만원을 대출받아 생활비 등에 사용한 혐의도 적용됐다.
1심은 징역 30년을 선고하면서 "중형을 선고해 사회로부터 장기간 격리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시신을 11개월 동안 김치냉장고에 유기한 행위에 대해 피해자의 시신을 오욕해 "마지막 존엄성마저 훼손했다"고 판시했다.
A씨는 항소심에서 피해자 유족을 위해 1500만원을 형사공탁했지만 유족은 이를 받지 않겠다며 회수 동의서를 제출했다.
2심 재판부는 범행 수법과 피해 정도 등을 고려할 때 공탁만으로 형을 유리하게 바꿀 사정이 되지 않는다며 징역 30년을 유지했다.
이어 A씨가 다시 상고했지만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징역 30년형이 최종 확정됐다.
▶이 사건은 최근 장미란 씨 사건을 계기로 커진 '실종자 관리' 논란과도 연결고리를 갖는다.
피해자는 2024년 10월 이미 숨졌지만 가해자가 휴대전화로 가족들과 계속 연락하며 생존한 것처럼 꾸몄고, 가족이 이상함을 느껴 실종 의심 신고를 한 것은 약 11개월 뒤였다.
장미란 씨 사건이 실종 신고 이후 경찰의 허위 종결로 수색이 중단된 사례라면, 이번 사건은 디지털 연락을 이용한 가해자의 위장 때문에 실종 자체를 가족이 뒤늦게 인지한 경우다. '연락이 된다'는 사실만으로 실제 안전까지 확인됐다고 볼 수 있는지라는 또 다른 실종 대응 사각지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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