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시의 한 낡은 농촌주택. 김성원(가명·60) 씨는 홀로 집을 지키며 병원에 입원한 91세 노모가 돌아올 날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집 안팎 어디를 둘러봐도 어머니를 편히 모실 만한 곳을 찾기 어렵다.
처음 어른 머리만 하던 벽의 구멍은 비와 습기를 견디지 못하면서 성인 한 명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커졌다. 지붕에는 빗물을 막으려고 천막을 덮어놨고 안쪽에서 지붕을 떠받치던 나무도 이미 눈에 띄게 휘었다. 큰비가 내리거나 겨울에 많은 눈이 쌓이면 집이 더 이상 버틸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김 씨는 "비가 많이 오면 집 안에 있어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며 "벽이 더 무너질까 걱정되고 겨울에 큰 눈이라도 오면 지붕이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7년 전 교통사고, 왼쪽 다리 산산조각
김 씨의 몸도 성한 곳이 없다. 7년 전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왼쪽 무릎 위쪽부터 골반까지 뼈가 심하게 부서졌다. 수술 과정에서 철심을 박았지만 이후 다리가 제대로 굽혀지지 않는다. 의자에 앉는 일조차 불편하고 바닥에 쪼그려 앉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설상가상 고관절까지 망가졌지만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면서 괴사로 이어졌다. 의료진은 수술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김 씨는 자신의 치료를 미루고 있다. 현재 병원에 입원한 노모의 치료비와 생활비를 감당하는 것만으로도 빠듯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어머니 병원비도 걱정인데 내 치료까지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며 "아파도 지금은 그냥 참고 버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병원에 가는 것조차 쉽지 않다. 마을을 오가는 버스는 하루 네 차례뿐이다. 시간을 놓치면 병원이 있는 안동 시내까지 나갈 마땅한 교통수단이 없다. 다리를 굽히기 어려운 김 씨에게 버스를 타고 내리는 과정도 큰 고통이다.
◆재래식 화장실…씻는 곳은 집 밖
집 안에서 가장 불편한 곳은 화장실이다.
화장실은 집 밖에 있는 오래된 재래식이다. 쪼그려 앉아야 하지만 왼쪽 다리가 굽혀지지 않는 김 씨에게는 사용할 수 없는 시설과 다름없다. 결국 병원에서 사용하는 이동식 화장실을 놓고 볼일을 해결하고 있다.
씻을 공간도 마땅치 않다. 별도의 욕실이 없어 수도에 호스를 연결해 집 밖에서 임시로 몸을 씻는다. 여름에는 그럭저럭 사용할 수 있지만 겨울이 되면 수도와 호스가 얼어 이마저도 어렵다.
병원에 입원 중인 91세 노모가 퇴원해 돌아오면 이런 주거 환경은 더 큰 문제가 된다. 노모가 생활하던 방에도 누수가 있고 방과 주방의 냉난방 상태 역시 열악하다. 재래식 화장실과 낡은 보일러, 망가진 싱크대도 모두 손봐야 한다.
◆성인 키만큼 커진 벽 구멍
집 상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처음 작은 구멍으로 시작된 벽은 조금씩 무너져 지금은 성인 한 사람 크기만큼 벌어졌다. 임시로 자재를 덧대 구멍은 가려뒀지만 언제 다시 무너질지 알 수 없다.
지붕도 사정은 비슷하다. 빗물이 떨어지는 곳에 천막을 덮어놓는 게 전부다. 집 안과 밖에 나무를 세워 지붕을 보강했지만 오랜 시간 하중을 받으면서 나무가 이미 크게 휘었다. 겨울철 많은 눈이 쌓이면 지붕이 무게를 견딜 수 있을지도 걱정이다.
집 뒤 언덕도 위험 요소다. 비가 많이 내리면 토사가 흘러내리고 빗물이 주택 쪽으로 내려와 벽체 안전을 위협한다. 행정기관도 배수로 정비 필요성을 확인했지만 아직 근본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못했다.
김 씨는 "비 오는 날 집에 들어와 있어도 오히려 더 불안할 때가 있다"며 "벽이 무너지지 않을까, 지붕이 주저앉지 않을까 계속 살펴보게 된다"고 말했다.
◆91세 노모, 뇌경색·폐렴·담낭염까지
자신의 아픈 다리보다 더 걱정하는 사람은 노모다. 노모는 최근 몸이 아프다고 호소해 119를 타고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검사 결과 뇌경색이 확인됐고 입원 치료 과정에서 폐렴까지 겹쳤다. 이후 열이 계속돼 추가 검사를 받은 결과 담낭염도 발견돼 시술을 받았다. 현재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김 씨는 노모가 퇴원해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날부터 걱정한다. 높은 문턱과 재래식 화장실, 비가 새는 방, 겨울이면 얼어붙는 수도시설까지 91세 노인이 생활하기에는 불편하고 위험한 곳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김 씨는 "내 다리는 아픈 대로 참으면 되지만 어머니가 병원에서 돌아왔을 때 편히 지낼 곳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비 걱정, 추위 걱정 없이 모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벽체 일부 보수비 지원은 결정됐지만 지붕 수리비만 약 1천100만원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화장실과 욕실, 보일러, 싱크대, 도배와 장판까지 더하면 김 씨 혼자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훌쩍 넘어선다.
새집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김 씨는 "어머니가 평생 살아온 동네이고 나도 다른 집을 마련할 형편이 안 된다"며 "비가 와도 무너지지 않고 겨울에 따뜻하게 지낼 수 있는 집, 어머니가 편하게 씻고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는 집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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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캄한 현실 김수정 씨에 2,436만원 전달
몰아친 시련으로 빚더미에 가로막힌 삶을 살아가는 김수정 씨(매일신문 9월 15일 12면)에게 2천436만727원을 전달했습니다. 이 성금엔 ▷제일키네마섬유(이필남) 10만원 ▷김재용 7만원 ▷변정기 5만원 ▷이상준 5만원 ▷조재순 3만원 ▷이병규 2만5천원 ▷신종욱 2만원 ▷이원형 1만원 ▷이장윤 6천원 ▷김명숙 3천원 ▷여경희 500원이 더해졌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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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갑작스런 사고로 온 가족의 일상이 무너졌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아인이네 가족(매일신문 9월 22일 10면)에게 49개 단체, 184명의 독자가 2천869만3천410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에스엘이충곤재단 300만원 ▷에스엘㈜ 200만원 ▷피에이치씨큰나무복지재단 200만원 ▷건화문화장학재단 150만원 ▷㈜일지테크 100만원 ▷㈜태원전기 100만원 ▷한성철강㈜ 100만원 ▷세무법인송정김천2 50만원 ▷신라공업 50만원 ▷㈜태린(김철우) 40만원 ▷최상규이비인후과 40만원 ▷삼성기공(장태종) 30만원 ▷㈜신행건설(정영화) 30만원 ▷㈜동아티오엘 25만원 ▷㈜백년가게국제의료기 25만원 ▷금강엘이디제작소(신철범) 20만원 ▷대창공업사 20만원 ▷새화성약국(박경옥) 20만원 ▷㈜예명기업 20만원 ▷하람산업(김병윤) 20만원 ▷경주천마운전전문학원 10만원 ▷김영준치과의원 10만원 ▷김정수경영회계사무소 10만원 ▷대흥벽돌(류병호) 10만원 ▷동양자동차운전전문학원 10만원 ▷봉산성결교회 10만원 ▷세움종합건설(조득환) 10만원 ▷신성산업㈜ 10만원 ▷우리들한의원(박원경) 10만원 ▷유성에스에이치(이석현) 10만원 ▷㈜구마이엔씨(임창길) 10만원 ▷㈜우주배관종합상사(김태룡) 10만원 ▷창성정공(허만우) 10만원 ▷토탈인쇄(김창근) 10만원 ▷화진컴퍼니(김일권) 10만원 ▷건천제일약국 5만원 ▷다빈치커피대명마루점 5만원 ▷선진건설㈜(류시장) 5만원 ▷위브디자인(김영민) 5만원 ▷칠곡한빛치과의원(김형섭) 5만원 ▷현대전산인쇄㈜(이기복) 5만원 ▷국선도두류수련원 3만원 ▷매일신문구미형곡지국(방일철) 3만원 ▷㈜동위(이석우) 3만원 ▷가포농산(이동길) 2만원 ▷정수엔텍(정용석) 2만원 ▷통영굴국밥국수(허정) 2만원 ▷태릉표구화랑 1만원 ▷하나회(김미라)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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