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인사의 이름을 식당·가게 등의 상호(商號)로 사용하는 데는 전략적 이유가 있다. 우선 너무 유명한 덕분에 고객들이 가게 이름을 외우려 애쓸 필요가 없다. 또 "왜 이 사람 이름을 붙였을까?" "무슨 인연이라도 있나?"라는 호기심을 자극해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 사람처럼 이 가게도 훌륭한 것이다"라는 후광효과(後光效果)를 기대할 수도 있고, 고객이 좋아하는 스타나 존경하는 인물의 이름이 걸린 공간을 방문함으로써 그 인물과 정서적 연결 고리를 느끼기도 한다. 1980년대 '제임스 딘'이라는 이름의 음악 감상실이 얼핏 기억난다.
만일 어떤 유명 인사가 자신의 이름을 딴 조그만 점포와 마주친다면, 명의도용(名義盜用)이라며 소송을 벌이기보다 자신을 아껴주는 팬으로 여기고 함께 기념사진이라도 찍을 것 같다. 이것이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자연스러운 풍경이다.
한자문화권에서는 왕·조상·성인 등의 본명(휘, 諱)을 직접 부르거나 글자로 쓰지 않고 피하던 언어 습관인 피휘(避諱)가 있었다. 이를 어기면 범휘(犯諱)라 하여 매우 심각한 무례로 간주되었다. 고려에서 유행했고, 조선에서는 국가 제도로 채택되지 않았을 뿐 왕실·사대부의 관습적 예법으로 받아들여졌다.
조선의 영조(금, 昑)와 정조(산)처럼 잘 쓰이지 않는 희귀한 글자나 외자로 왕의 이름을 지은 것은, 백성들이 일상생활에서 피휘 때문에 불편을 겪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절대 권력의 왕조시대임에도 불구하고 백성을 배려하는 마음이 왕의 이름에 담겼던 것이다.
이번 추석 연휴 첫날 경기 성남 분당의 중식당 '시진핑'에 20~40대 중국인 남성 4명이 침입, 매장 집기를 훼손하고 식재료에 농약으로 추정되는 물질을 뿌리는 테러를 저질렀다. 이들이 범행 전 두 차례 무비자 입국을 했고, 범행 당일 중국 옌타이와 상하이 등지로 출국한 것 등을 미뤄볼 때 조직적 범죄(犯罪)로 추정된다. 최근 수개월 사이 상호를 문제 삼는 항의 전화와 중국인들의 방문이 이어졌다는 점에서 '시진핑'이라는 간판이 테러의 배경으로 의심된다.
같은 권위주의적 피휘 문화 속에서도 인간에 대한 사랑이 담겼던 조선과, 음식물 농약 테러마저 서슴지 않는 21세기 현대 중국의 흉악스러운 얼굴이 뚜렷하게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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