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해외 11개국 선거기관 관계자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투표용지 부족과 투표중단 사태에 대해선 별도의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제선거참관단 10명 중 8명은 '투표용지 배부절차'를 가장 인상적인 본투표 절차로 꼽는 등 현실과는 동떨어진 평가를 내놓았다.
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서구병)이 중앙선관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선관위는 지난 5월 29일부터 6월 5일까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국제선거참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11개국 선거기관 관계자 34명이 참가했고, 예산은 4억1천900만원이 투입됐다.
프로그램은 해외 선거 관계자들에게 국내 선거제도와 선거관리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참가자들은 사전투표와 본투표, 개표 과정 등을 직접 참관했다.
문제는 투표용지 부족 등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음에도 선관위 측이 참관단에 이같은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권 의원의 관련 질의에 선관위 측은 "별도 설명·공지하거나 질의응답을 진행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선거관리의 중대한 사고가 설명 대상에서 빠지면서 프로그램 전체 평가는 사실상 만점에 가까웠다. 참가자 중 31명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에서 전원이 프로그램 전반에 '만족 이상'이라고 답했고, 본투표 참관 만족도도 96.8%를 기록했다. 특히 25명(80.6%)은 본투표에서 가장 인상적인 요소로 '투표용지 배부절차'를 꼽았다.
실제 만족도 조사에도 투표용지 부족이나 투표중단 등 선거관리 사고의 인지 여부나 대응을 평가하는 문항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선관위는 지난 6월 4일 열린 국제선거참관 평가회의 발표 원문과 회의록·녹취록, 통·번역 자료 등도 별도로 생산·관리하지 않는다고 했다.
권 의원은 "바로 그날 다른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과 투표중단 사태가 발생했는데 이를 별도로 설명하지도, 설문에서 묻지도 않았다면 '프로그램 만족도 100%'라는 수치의 한계도 함께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거관리 경험을 해외에 전파한다면 잘 된 절차만 보여줄 것이 아니라 실패가 발생했을 때 무엇이 잘못됐고 어떻게 대응했으며 무엇을 개선할 것인지까지 공유해야 한다"며 "국제선거참관단 사업도 결국 선관위의 '치적 쌓기용'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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