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핵회담 미국측 대표 로버트 갈루치 미국무부 정치군사담당차관보. 그는 미국의 엘리트들이 망라된 국무부 안에서도 소문난 천재로 기자회견때마다해박한 지식과 차분한 논리로 기자들의 말문을 막기 일쑤다.우연히 이번 제네바회담 출장길에 그와 같은 비행기를 탄 기자는 '북핵문제'를 보는 눈을 통해 그의 마음을 깊숙이 들여다볼수있는 기회를 가졌다.13일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속에서 만난 그는 지난7일 제네바로 갈때다소 상기되고 즐거워하며 밤을 새워 책을 읽던 모습과는 딴판으로 몸과 마음이 파김치가 돼있었다."몸이 지쳤습니까, 마음이 허탈합니까" 기자의 질문에 그는 미소로 대답을대신했다.
파리 드골공항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기 위해 3시간여 기다릴때는 수많은 승객들의 눈도 아랑곳 않고 아예 의자에 큰대자로 누워 곤히 잠에 빠지기도 했다.그는 "도대체 평양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다"며 기자에게 물어왔다. 김일성 사후의 평양의 정보가 궁금하기는 미국도 마찬가지였던 것이다.첫날 회담을 마친 지난9일 오전5시15분(한국시간 낮12시15분) 제네바 호텔에서 잠을 자다가 국무부로부터 김일성의 사망소식을 처음 들었다는 그는 돌연한 김의 사망으로 이번 회담이 중단된 것이 못내 아쉬운 표정이었다."김이 죽기 하루전인 지난8일 회담은 너무나 진지했고 유익했습니다" 갈루치대표는 이말에서 입을 닫았지만 회담이 계속되었더라면 뭔가 실마리를 찾았을 것임을 크게 아쉬워하는 눈치였다. 그는 이어 강석주북한대표와는 개인적인 신뢰도 상당히 쌓은듯 헤어지기 전인 지난 일요일 북한대표부에서 단독으로 만나 '깊숙한 말'도 했음을 숨기지 않았다.
북한 대표들은 처음 만나면 금방 주먹다짐을 할듯 거칠지만 대화를 해보면그들도 순진하기 그지없는 전형적인 한국인이라고 표현한 부하직원의 말을 전적으로 옳다고 강조한 갈루치대표는 "북핵회담은 한반도 통일과 연계된 문제라는 것을 잊지말라"는 기자의 당부에 "월말께(회담재개때) 다시 보자"는 말로 대답을 대신하고 다시 비행기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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