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속개된 북.미회담 현주소

5일 수석대표회담으로 미국과 북한은 지난7월8일 3단계 고위급 2차회의가 시작된지 무려 11번째 접촉을 마쳤으나 사실상 양측 견해는 평행선만 긋고 있다.웬만한 협상이라면 벌써 결렬내지는 파국을 맞이할 수도 있겠지만 6일 역시 양측 대표는 아무런 역겨움없이 대좌한다. 뭔가 접점을 향해 서로 대화노력을 지속하자는 공감대 하나만이 이 회담을 지속시켜나가는 촉매제라고 할 수 있다.지난 8.12합의정신에 충실하자는 양측 협상자세가 향후 핵타결에 대한 강한청신호를 울려주고있지만 쌍방의 동상이몽은 요지부동 상태로 묻혀있는 것이다. 대화 노력의 긍정적요인인 {회담강행의지}와 부정적요인인 {쌍방주장평행선}이 상호 상쇄작용을하여 현시점에선 {원점지대}에서 또다른 해법을 노리는양측노력만이 그들입지를 붙들어 매고 있다.이번회담의 최대쟁점인 폐연료봉보관과 특별사찰은 쌍방 기존의 입장을 반복만하되 현재로선 한치의 양보기미도 보이지 않고있다.

이 두가지 쟁점이 해소되지 않는한 경수로지원및 관계개선등의 사안들은 계속 유보상태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

대화 기초를 손상한다고 연료봉재장전을 주장하는 북측 태도에 강한 경고를내리고 있는 미국측은 군사시설이라고 미신고 핵의혹시설을 규정짓는 북한측에게 계속 특별사찰 명분으로 원칙론적인 밀어붙이기를 강행해왔던 기존전술을 한번쯤 고려해봐야한다는 변화조짐 또한 일고 있다.

계속 북한을 벼랑으로 떠미는 것보다 그들이 주민들에게 그동안 핵의혹시설을 군사시설이라고 알리면서 자칭주권독립쟁취를 선전해왔던 현실적 노력을감안해 북한당국이 빠져나갈 수 있는 명분도 주면서 궁극적 목적인 핵투명성확보를 관철해보자는 다소 유연성이 개입된 협상력 지향이 바로 미측이 도모하고 있는 전술변화라고 볼 수 있다.

이런 태도는 폐연료봉 보관등 일부 첨예화된 쟁점들에 대해서도 {연애하는심정으로 애인을 다루듯} 북한으로 하여금 스스로 상황인식을 한뒤 명분축적등을 통해 자연스레 그들의 입지도 살리면서 최종목표(핵타결)가 달성되도록{인내하면서도 돌아가는 협상력}과도 일맥 상통한다.

이런 의미에서 자꾸 북한측이 자극을 받을 수 있는 요소인 *팀스피리트 훈련재개 *한국형경수로 *특별사찰 수용등 한미간 공조태세에 따른 주장들이 협상의 단계적 해법상 현재의 상황에서 역설되는 것보다 소리나지 않게 북한이수용할 수 있도록 테크니컬한 전략과 유도책이 절실한 실정이다.이러한 조심스런 미측 견해는 수많은 미.소핵협상과 군축회의의 경험을 토대로 나름대로 {노하우}를 쌓았던 미국협상팀이 우리대표단과 언론에 요청하는김과옥조의 도움말이다. 어떻게 보면 끌려가고, 매달리고 있는 듯한 미국측태도같지만 그들은 장기적 측면에서 성급하고 불연속성이며 예측불허의 집단인 북한당국을 다루기위해선 이같이 {우회하는 협상}을 거치는 것이 되레 적절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6일회담은 전체회의를 갖고 지난달 30일 이후 3차례 가졌던 실무협상에 대한요약보고가 있은뒤 사실상 본격 협상무대인 수석대표회의가 계속된다. 미국은 앞으로도 수시로 수석대표및 실무회의를 통한 원칙협의및 세부적 기술토의를 거치면서 북한의 독선적 협상전술을 약화시키면서 국제적 핵질서를 바로잡고 동북아 비핵지대 설정을 정착시켜나가는 외교정책을 펴나갈 것이 확실하다.바로 이 목표를 점검한 것이 최근 워싱턴에서 갈루치대표가 미국주요안보장관및 클린턴 대통령이 참여한 {프린시펄 미팅}에서 보고한뒤 지침을 받은 비공개협의의 근간이 아니었겠느냐는 시각이 제네바 외교소식통들의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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