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아태재단이사장의 국회등원촉구발언으로 민주당은 23일 하루종일 어수선했다. 이날 하룻동안 이기택대표측은 침울한 반면 김상현고문측은 쌍수를들어 환영하며 모처럼 고무된 표정을 짓는등 희비가 엇갈렸다.전날의 권노갑최고위원발언으로 당이 다소 술렁인 가운데 23일 오전 9시부터는 최낙도사무총장주재로 토요일의 대전집회를 준비하기 위한 {12.12투쟁준비기획단}회의가 진행되는등 당사무처는 이대표의 장외투쟁을 견고히 하는 움직임으로 바빴다. 이미 이대표측근들중 여러명은 이번 투쟁의 고비가 될 대전집회에 총력을 기울이기 위해 현지에 내려가 있는 처지였다.회의가 끝나고 얼마쯤 지났을때인 오전 11시경 김이사장의 인터뷰내용이 당에 알려졌고 당이 발칵뒤집혀졌다. 특히 김이사장의 아태재단비서실에서 인터뷰내용을 적극 언론들에 전달하면서, 그 의도가 뭔지 갑론을박하기도 했다.이날 이기택대표는 점심때 기자들과 만나 "여러 당원 가운데 한 사람이 얘기를 한 것으로 크게 개의치 않는다"며 김이사장을 폄하하며 강한 불쾌감을 보였다.
같은 시각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대표를 강력지지했던 이부영최고위원은"적앞에 서 있는 장수의 투구를 벗기고 방패를 빼앗는 격"이라면서 "당의 선배로서 충고하는 것은 고마운 일이나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은적절치 않으며 이는 분명히 정치적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며 김이사장의 발언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대표는 바로 의원회관으로 돌아왔는데 오후 내내 그의 의원회관방에는 이장희, 하근수, 강수림, 강창성의원등 그의 계보의원들이 속속 모여들며 향후대책을 논의했으며 저녁때까지 방문이 굳게 닫혀있었다.
방을 나서는 이들은 "이대표가 담담하다"며 애써 표정을 자제하면서도 "그의발언은 대전집회를 앞두고 있는 우리에게 찬물을 끼얹는 것" "막바지 힘겨루기에서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이라며 극도의 불쾌감을 표출했다.동교동계사람으로 이기택사단에 파견나온 문희상비서실장도 오후 줄곧 김이사장의 발언을 해명하기에 바빴는데 "그는 김이사장의 발언의 여파는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제, "야당은 생존이 강한 잡초들이기 때문에 합리적인 대안이나올 것이며 이대표는 위기를 잘 헤쳐갈 것으로 생각한다"며 다소 심각하게받아들였다.
그는 "이대표가 김이사장과 한번 싸우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현재로서는그렇게까지 나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별일 없을 것임을 강조했다.이대표의 측근들도 "역사와 싸우고 있는 우리는 우리 갈길을 그대로 간다"며"여기서 주저앉으면 죽는다"며 결연한 의지를 더욱 강화시키는 태도였다. 폭탄선언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이대표의 25일 연설문이 옆방에서 작성되고 있었다.
오후 5시쯤 박지원대변인이 대표방으로 찾아와 "김이사장이 자신은 여야영수회담을 통해 이문제가 해결되어야 하며 정치인이 국회에서 활동해야한다는 원론적인 얘기를 했으며 지난번 한겨레21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2.12사건관련자들은 기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바 있듯이 이번에도 이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하면서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주위는 김이사장의 해명을 액면 그대로 믿는 분위기는 아닌듯했다.그러나 5시30분쯤 국회를 나서는 이대표의 얼굴은 예전에 볼 수 없을 정도로굳은 표정이 역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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