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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엄마일기-여유를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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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든 소위 지존파와 온보현 택시사건의 영향때문일까?저녁에 외출할 일이 있어 모처럼 빨간 루즈에 짧은 치마로 멋을 부리고 집을나서려는데 국민학교 2학년인 동현이가 조심스레 다가왔다.무언가 불안한 표정으로 "엄마, 지존파는 대구에는 없고 서울에만 있지요?"하고 물었다.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아들애에겐 세상에서 제일 예쁜 제엄마가 외출했다 혹시 어떻게 잘못될까 잔뜩 신경이 쓰이는 모양이었다. "그래,없지"하고 무심한듯 대답했지만 아이의머리속을 온통 무서움과 걱정이 차지하고 있다는 생각에 내가슴이 답답해져왔다.

참으로 우리는 큰 사건이 터질때마다 결손가정이니, 잘못키웠다느니 온통 그가정과 부모에게 원인을 돌리지 않았던가. 부정부패,빈부차이 등 우리모두의탓인 사회의 결손은 제쳐두고 말이다.

양쪽 부모가 있다고 해서 아이들이 잘 키워지고 있는가. 아파트라는 밀폐된생활공간에, 여러개의 학원가방에,옆을 돌아볼줄 모르고 키워지는 우리 아이들. 새삼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묘법은 정녕 없는 것일까 하고 아쉬운 마음이 들면서 우선은 아이가 좀 더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들었다.

그래,공부하라 공부하라 그만 닦달하고 때로는 마음껏 놀도록 해주자. 넓은운동장으로,산으로,고래잡는 동해바다로 말이다. '몸도 튼튼, 마음도 튼튼'이라는 말을 되새기며,엄마 걱정을 하고 있는 조그마한 눈의 동현이가 한층대견하고 믿음직스럽다.

(대구시 달서구 상인동 우방맨션 203동 1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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