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해커침입 영첩보기관 비상

'007영화 제임스 본드'하면 으레 연상되는 것은 영국의 정보기관 MI5(엠아이파이브)의 비밀활동이다. 그런데 최근 한 해커가 전화통신국인 '영국텔레콤'에 침입,극비리 임무를 수행하기로 이름난 MI5의 위치와 전화번호등을빼돌린 경천동지할 사건이 발생했다.지난 6월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이번 사건은 정작 당사자인 MI5는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스코틀랜드의 저널리스트인 스티브 플레밍씨는 어느날 자신의 컴퓨터에 보안상 기밀로 다루어져야 할 정보기관의 전화번호와 관련자료들이 전송되어온 사실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장난인줄 알았으나 시험전화를 한 결과 실제번호임을 확인,자신이 직접 조사에 나섬으로써 세상에 알려진 것이다.

컴퓨터 해커는 영국텔레콤에서 빼낸 자료를 세계적 통신망 인터네트에 전송시켜 많은 컴퓨터통신이용자들이 알아볼수 있게끔 했다. '인터네트'는 얼마전 영국의 16세 소년 해커가 한국원자력연구소등의 컴퓨터에서 자료를 훔쳐냈던 바로그 통신망이다.

영국 텔레콤에서 해커가 빼낸 MI5관련자료는 수천쪽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번 자료 유출로 MI5의 비밀기지가 속속 드러났다. 런던시내 유스톤타워7층에 위치한 통신센터, 구두가게로 간판을 내건 런던남부의 사무실, 스포츠센터로 위장한 스파이학교등이 바로 그것이다. 뿐만 아니라 해커는 영국내 미국군사기지, 정부비밀통신센터, 핵전쟁시 사용되는 벙커위치, 버킹검궁전과 다우닝가 총리관저의 전화기록등도 낱낱이 공개해버렸다.이번 해커의 침입으로 영국텔레콤의 보안장치가 크게 취약한 것으로 드러난것은 물론 그 숨겨져있던 MI5의 기밀이 3천5백만명이나 되는 컴퓨터이용자들에게 비밀아닌 비밀이 돼버렸다.

영국텔레콤은 컴퓨터시스템상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임시직원이 컴퓨터비밀번호를 도용해 자료를 빼간 것으로 밝히고 있다. MI5와 내각의 관계장관등으로 구성된 조사단이 범인을 추격하고 있으나 오리무중이다.현재까지 해커가 자료를 검색해 인터네트에 전송시킨 것외에는 자료를 변환시킨 흔적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나 대부분 관계자들은 그렇게 중요한정보가 어떻게 컴퓨터통신망을 통해 흘러나오게 됐는지 놀라고 있다.영국국민들은 자신들을 음지에서 지켜주는 정보기관이 이번 사건으로 큰 타격을입지나 않았을까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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