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일희칼럼-광복50주년과 교육입국

모기업 총수가 어느 대학 총장에게 자기 회사가 생산하는 각종 제품은 가격고하를 막론하고 출고 전 품질관리와 판매후 서비스를 철저히 보장하는데 반해 대학은 대학의 졸업생을 사회에다 그냥 배출만 해왔지 그 배출한 인력에 대한 품질 보장은 전혀 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한 적이 있습니다. 참으로기업에서는 간단한 전기밥솥 하나를 판매하기 위해서도 엄격한 관리를 하는데 총장이 추천까지 해서 채용한 대학 졸업생들은 전문지식과 기술능력 부족에다 인성교육까지 완전 함량 미달이니 이러한 인력 배출에 대한 책임의 소재를 따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품질보장 안된 대졸**

물론 그 총수의 체험이 사실의 전부는 아니겠으나 현실의 대부분을 차지하고있어, 그것이 광복 50주년을 맞는 오늘 우리가 안고 있는 교육의 결과라고할때 우리는 그러한 충언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기야외국의 우수한 대학인 경우에 93년도 학생 1인당 연간 교육 예산이 3천3백만원(Yale)이니 5천만원(CIT)이니 하고 있는데 비해 우리들에게는 그 절대 비용이 평균 2백8만원 밖에 안되는 실정이고 보면 학위증만을 제조하는 공장같은 느낌도 듭니다. 특히 전국 대학에서 93년에 배출한 학사가 18만명이 넘고 석사, 박사가 4만명이 넘으니 그 졸업생들이 국제 경쟁의 시장에서 떡을친다고 해도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그동안 우리는 우리의 제자들을 암기하는 도구로 만들어 왔습니다. 세상만사에 대한 질분을 단순화시키고 질문에 대한 하나의 정답만을 주입시켜 왔습니다. 그 원인이 어디있건 나타난 결과는 창의력 부재에다 두게 됩니다. 이러한 지금까지의 교육을 통해서는 어떠한 경우에서라도 단순한 자동기계와 같은 기능인만을 배출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우리는 그동안 서열 위주의 간판지향적 교육을 시켜왔습니다. 교육을철저하게 점수화하고 그러한 점수에 따라 학생들의 서열이 결정되면 간판이큰 대학부터 차례로 배정하였던 것도 사실입니다. 게다가 서울로 가지 아니하면 출세하지 못한다는 일반인들의 위대한 착각속에서 우리는 학생들로 하여금 서울의 간판만을 얻도록 하는데 기여하여 왔고 그 결과 대부분 외형적인 껍데기만을 중시하게 되었으며 내면적인 가치란 이상주의자들의 달콤한변에 불과할 뿐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 결과로 이들은사고하지 못하는 단순한 산업사회의 기계적인 직장인으로 된 것입니다.**간판지향적인 교육**

참으로 새로운 교육을 위해 우리는 먼저 종전의 암기위주의 서열교육에서 스스로 사고하는 개발교육으로 바꿔야 합니다. 특히 암기위주의 서열교육이 서울에 있는 특정 대학에 대한 맹신적이고 유행적인 숭배사상을 낳게 할수 있다면 이제 우리는 우리의 자녀들을 암기-서열-간판의 늪에서 해방시켜 창의-개발-인간성의 차원으로 교육시켜야 합니다.그러므로 고등학교에서도 철학과문학 같은 정신과학 과목을 필수적으로 개설해서 현재 암기위주의 교육을 총체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교육과정으로 바꾸어야 할 것입니다. 이어 대학에서는 신입생을 선발할 때 수능시험 성적을 보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컨대, 학과 선택에 따라 수능성적 가중치를 다양하게 적용하거나 담임교사의추천을 계량화해서 단순한 수능성적이 절대 서열을 정하는 도구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동시에 대학 안에서도 교수의 연구가 최상의 교육방법이며 최고의 학습방법이라는 관점아래 교수 스스로가 전 생애를 걸어 열정과의지로 연구하고 교육시켜야 한다는 각오를 새롭게 해야 할 것입니다.**암기위주 벗어나야**

그리고 대 사회에서는 서울의 중앙정부 중심이 아니고 지역중심으로 각종 행정체제를 정비해서 서구의 선진국과 같이 의학, 행정, 사법 등 각 영역의 고시 등을 지역별로 실시하고 자격증도 지역별로 발급하는 제도를 적극적으로검토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습니다.

이로써 우리는 해마다 반복되는 끔찍한 입시지옥과 허탈한 졸업제도를 깊숙이 반성할때 이 광복 50주년이 우리의 교육입국 원년이 될 것과 한국 역시세계적인 한국,대구, 경북지역도 세계적인 지역이 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계명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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