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정-학교 청소년 성교육 "문제있다"

우리사회의 청소년 성교육 이대로 좋은 것일까?서구식 식생활에 따라 갈수록 조숙해지는 신체, 무차별공격을 가해오는 음란서적과 영상물 등으로 요즘 청소년들의 성적(성적)발달은 예전과 비교할 수없을만큼 빨라지고 있으나 학교,가정에서의 성교육은 '수박 겉핥기식'에 그치고 있어 사춘기청소년들의 다양한 궁금증을 제대로 풀어주지 못하는 등 효과적인 성교육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과거 중 2 가정교과서에 실렸던 성관련 교과내용이 올해는 중 1 가정교과서로 확대됐고 특히 금년부터는 남학생도 가정교과를 정규과목으로 공부하게돼최근 중등학교에서의 성교육 확대현상이 새롭게 눈에 띄고 있다. 그러나 교과내용이 상식수준에 그치는데다 교사들의 피상적이고 상투적인 지도방법 등으로 오히려 성에 대해 조숙한 요즘청소년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새로 중1 가정에 실린 내용은 청소년기의 남녀성징(성징)과 성차,생식기관의역할,생명의 탄생 등의 내용이 짤막한 분량에 극히 기본적인 수준으로 설명돼 있고 2학년책도 난자와 정자의 크기,숫자,생리주기와 임신과정 등이 다소상세해지긴 했지만 역시 기본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내용이다. 예를 들면 '생명의 탄생'에서 중1 교과서엔'정자와 난자는 여성의 생식기관인 수란관 속에서 만나 수정을 한다',중2에서는'배란된 난자는 나팔관을 통하여 수란관으로들어간다'를 서두로 생식기내부에서의 수정과정만 설명돼있을뿐 수정을 위한남녀의 성적 접촉과정이나 출산관련 내용 등 정작 청소년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은 생략돼 있다."대부분의 학생들은 정자와 난자가 어떻게 만나나,아기는어디로 태어나나 등 교과서에 설명되지 않은 실제적인 성문제들에 가장 큰관심을 보인다"는 정문희씨(대구 동부여중 가정과 교사)는 "솔직히 대부분교사들은 어떻게, 어느정도까지 설명해야할지 당황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현재 중등학교의 성교육은 연 4~5시간정도이며 가정,생물,체육,양호교사들이교과내용에 따라 조금씩 가르치고 있으나 뿌리깊은 성터부의식으로 교사들부터가 '가능하면 성교육은 적당히 지나가버리는 것이 상책'이라고 여겨 대충얼버무리거나 적당히 회피하는 경우가 적지않은 실정이다.

이때문에 일부학교에서는 외부강사를 초빙해 비디오 등 시청각자료를 이용한성교육시간으로 곤란함을 모면하기도 한다. 지난 해 대구시내 중등학교 재학생들과 자모회등을 상대로 50여회 성교육 강좌를 가졌던 대한가족계획협회대구·경북지부 성상담실의 신기숙실장은 "중학생들은 난자와 정자의 만남에대해,고교생들은 키스의 방법,동성애 등 다양하면서도 구체적인 답을 요구하는 질문을 많이 한다"며"왕성한 성적 호기심을 건전하게 유도하기 위해선 남녀성적접촉 등을 솔직하게,진지한 태도로 답해주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실장은 남학생일 경우 중 2무렵부터상당수가 자위행위를 하며 고등학생은 이미 성문제에 관해'도사급'이 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강조,"성교육시간을 정규 커리큘럼으로 설치하고 특정교사에 성교육,성상담전문가연수를 받도록해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성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제도를 고려해볼만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외국의 학교성교육의 예를보면 덴마크의 경우 유치원에서부터 동식물탄생과정등을 토론형식으로 수업하고, 국민학교 교과서엔 남녀생식기의 접촉과 임신과정에 대한 삽화가 그려져 있고 피임 등에 관한 토론 등이 열리며,고교에서는 출산과정을 생식기관 모형 등을 통해 배우는 등 열린 성교육이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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