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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교포작가 이회성씨 백년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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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대표급 소설가로 인정받고 있는 교포작가 이회성씨(60)의 최근작 '백년동안의 나그네'(프레스빌 펴냄)가 국내에 번역 출간돼 화제다.이 작품은 일제에 의해 사할린에 보내졌다. 해방 무렵 소련의 점령으로 일본으로 돌아왔으나 다시 미군정 당국의 명령에 따라 본국 송환을 기다리게된 조선인 다섯 가족 스무명의 역정을 그리고 있다. 사할린에서 일본 열도의남방 끄트머리에 있는 규수 하리오섬의 송환자 수용소에 이르는 긴 여정이소설의 무대로 사할린 한인의 곤고한 삶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이 소설은이전의 그의 작품과는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 '금단의 땅'에서 분단된 한반도의 문제를 민족적 차원에서 조명하고 '유역'에서는 1937년에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당한 '고려인'들의 역사와 현실을 통해 민족과 인간을 동시에 껴안아 이데올로기가 무너진 시대의 문학적 과제를 모색했으나이 작품에 와서는 과거보다 미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체적으로 고통스런 과거보다 집단적 개인적 고통을 극복, '민족을 뛰어넘어 인간으로서 살아갈 날'인 미래에 따뜻한 시선을 보내고 있어 새로운 문학적 지평을 열어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이씨는 고향이 '가라후토'라고 불린 일본령 사할린 남반부에서 태어나 일본 와세다대 노문학과를 졸업했는데 작가 개인의 특이하고도 처절한 역사적체험이 작품마다 반영돼 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고향을 등질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숙명적 원죄의 근원과 '고백'을 통해 벌거벗은 인간으로 다시 돌아가고자 하는 염원을 담고 있다. '백년동안의 나그네'는 작년 12월 제47회 '노마(야간)문학상' 수상과 ''94 일본 비평가가 뽑은 최고의 소설'에선정됐다.

〈신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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