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대통령 정국수습 구상

김영삼대통령의 방미구상은 무엇일까. 김대통령이 29일 귀국함에 따라 정치권의 관심이 온통 여기로 쏠리고 있다.관심의 초점은 김대통령이 제시할 국정운영의 방향과 시기, 그리고 그 범위등에 관해서다.

김대통령은 일단 '미국구상'에 따른 밑그림을 가진 것으로 보이며 이를 기초로 최종단안에 이르기까지 당내외로부터 광범위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김대통령은 우선 31일 김종필자민련총재, 이기택민주당총재 등과 회동,방미결과를 설명하고 정국현안 등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는 자리를 가진데 이어 이홍구국무총리로부터 부재중의 국정전반과 향후 정국운영방안에 관한 보고를 받게되며 이춘구대표 김윤환사무총장으로부터의 당무보고도 잇따른다.1일에는 당무위원과 상근당직자들과 조찬을 함께하는데 이어 김한규총재비서실장으로부터 정국수습방안을 보고받을 예정이다.

이외에도 청와대비서진과 민주계측으로부터도 비공식적인 보고를 접할 것으로 보인다.

관심의 초점중 초점은 김대통령이 제시할 향후 국정운영의 해법이다. 사실상 이부분에 관해 민자당내에서 거론되고있는 의견은 김대통령이 이미 방미길에 오르기전에 쏟아져나온 사안에 다름아니다. 다만 당내 민정-민주계간해법의'선택'을 둘러싼 논쟁이 심화되고 있을뿐이었다.

지금까지 당측에서 나온 얘기는 조기 대폭 당정개편, 개혁보완, 청와대 참모진수술, 화합적 국정운영, 대통령통치스타일의 변화, 후계구도가시화등이다.

그러나 이같은 논의는 보다 큰 부분에 따라 좌우된다. 최근 민자당내 민정계와 민주계 사이에 견해차가 큰것으로 부각되고있는 '개혁과 안정''개혁의보완'등에 관한 논란에서 김대통령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는 것이다. 김대통령이'변화해야한다는 것'에 호응할 것이냐 기왕의 개혁 입장을 다소 보완만 한채 고수할 것이냐는데 반응할것이냐의 문제다.

김대통령은 이미 방미전인 20일 총재직할체제의 당운영방침을 분명히 한바있다. 그러나 그 외의 문제에 대해서는 방미기간동안 애매한 말로 일관했다.워싱턴 주재 한국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언급한 '변함없는 개혁''극소수의 반발세력'등의 표현은 '강경드라이브' 고수로 해석됐다. 미국에서의 '환대'가 그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대두됐다. 그러나 김대통령이 "지난 반세기동안 우리는 피땀흘려 많은 것을 이루어냈다""창조적 개혁에 뜻과 힘을 모아나가자"고 밝힌 대목은 변화를 감지할수 있는 부분으로 이해되기도했다.때문에 김대통령이 어떤 부분을 버리고 취할것이냐는 여전히 아리송한채로남아있다.

현재 여권내에서는 김대통령이광복 50주년인 8·15에 새로운 국정운영의철학과 기조를 국민들에게 밝히는 절차를 가진뒤 구체적 수습안은 자신의 임기절반을 남긴 8월25일 하루전인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제시될것으로 보고있다. 특히새로운국정운영방향이 제시될 8·15가 중요한 분수령이 될것으로관측되고있다.

이 기간까지 김대통령의 밑그림에 민정-민주계가 '어떤 방법'으로 각자의견해를 덧칠해 나갈지 또다른 관심이 고조되고있다.

이번 당정개편은 과거연례적으로 단행돼 왔던 단순한 민심수습용이나 분위기쇄신용이 아니라 사실상 현집권층의 명운이 달린 '중차대한 정치적 결단'이라는 점에서 시간에 쫓겨 단행될 수 없다는 것이다.

민자당의 지도체제를 복수부총재를 통한 총재직할체제로 변경할 경우에는더욱 그러하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얘기이다.

그러나 청와대 일각에서는 어려운 현재의 정국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약 1달동안 기다릴 만큼 시간적 여유가 없으며 이에 따라 결국 당정개편시기도 생각보다 앞당겨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청와대의 한 관계자는"현재의 정국상황은 당정개편을 8월말로 미룰 만큼한가하지 않다"며 "김대통령이 민자당과 내각및 청와대 진용을 먼저 개편한뒤 새로운 당정진용과 함께 8월 24일 집권후반기 국정운영의 청사진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민자당총재인 김대통령은 지난20일 미국 방문에 앞서 민자당 주요간부들을 청와대로 불러 민자당개편과 관련, '귀국후 당에 대한 중대결심'을 하겠다고 밝힌바있다. 이제 미국방문을 마친 김대통령으로서 그같은 '중대결심'을 단행할 시점에 이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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