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의 몰락등 탈냉전 시대를 맞아 서구 사회 자체 내에서 종전과는엄청나게 달라진 세계질서에 대한 다양한 시각의분석과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장 마리 게노, 임마누엘 월러스타인, 보리스 까갈리츠키등 프랑스,미국, 러시아등의 저명한 지식인들이 현금의 세계적 상황에 대해 새로운 시각의 진단과 방향 제시에 나서고 있어 관심을 끈다.프랑스의 정치학자 장마리 게노의 '민주주의의 종말'(책세상 펴냄)은 사회주의권의 몰락이 한 시대의 종말을 의미한다는 일반적인 시각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게노는 냉전종식이선언된 89년은 국민국가 시대의 종말을 의미한다면서 앞으로 국가라는 단위를 기초로 성립해온 세계는 전혀 다른 구조적 변혁을 겪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21세기에는 국경 개념이 모호한 일종의 거대한 새로운 '제국'이 생길 것이라며 이같은 새로운 시대를 맞아 변화를 인식하고 이에 대처할 수 있는 이념적·정치적 기초를 만드는 작업이 긴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의 저명한 사회학자인 월러스타인의 '탈아메리카와 문화변동'(백의 펴냄)은 일반적인 시각과 달리 사회주의의 붕괴는 미국중심주의의 정착이 아니라 팍스 아메리카나(미국의 지배에 의한 세계 평화 체제)의 붕괴의 시작이라는 색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다. 월러스타인은 로마에 의한 세계 지배가 로마제국 바깥의 '야만인들의 대이동'이라는 역사적 변화에 의해 붕괴가 시작되었듯 사회주의 체제의 붕괴도 단순히 양 체제의 승패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체제의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변동의 과정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월러스타인은 보수주의, 자유주의, 사회주의등 20세기를 이끌어온 여러 이념들이 사실은 동일한 논리구조를 갖고 있다고 지적하고 60년대 이후 새롭게 등장한이념인 문화주의, 인종주의, 성적 담론과 과학의 발전에 따른 새로운 사회변동상을 새로운 세계 체제의 질서 창출과 관련해 조명하고 있다.현 러시아 노동당의 주요 논객인 까갈리츠키가 쓴 '변화의 변증법'(창작과비평사 펴냄)은 소련, 동구 및 서구 좌파 운동의 역사를 검토하면서 새로운급진적 개혁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즉 아래로부터의 대중운동을 기반으로 기존의 성과를 잇되 현재의 사회적 관계를바꿔 혁명적인 상황으로 나아가야한다는 것.
저자는 개혁은 분배의 영역 뿐 아니라 생산과 관리, 소유의 영역에서도 이뤄져야 한다며 다양한 수준의 민주적 정책 결정 메커니즘을 갖춤으로써 발전의 최우선 과제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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