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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도시의푸른나무-제8장 강은 산을 껴안고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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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장 강은 산을 껴안고 39할머니가 방으로 들어오기는 한참 뒤다. 할머니가 형광등을 끈다. 옷 벗는소리가 들린다. 잠자리에 든다.

"시우 자냐?"

할머니가 묻는다.

"자지 않아요"

"넌 잠이 없었지. 지금도 잠이 없구나. 내 그말했던가?"

"무슨말 해요?"

"시애한테 편지온 것"

"펴 편지가 왔어요?"

"작년 가을할 때지. 이맘때쯤. 제주도란 데서 온 편지더라""제주도요?"

"제주도가 어딘지 아니?"

"알아요. 큰 섬이라요"

멍텅구리배를 탔을 적이다. "이 바다 건너 남으로 끝없이 내려가면 제주도야. 아주 큰 섬이지" 강훈형이 말했다. 그 섬은 아우라지에서 너무 멀다."서울에서 살다 거기까지 갔대. 너 어미가 점원 일을 하다 새 서방을 만났나 봐. 그 서방을 따라서. 시애가 그 섬에선 어미와 떨어졌대. 공장서 먹고자며, 밤학교에 나간다며. 이 할미와 너가 보고 싶다고. 얼마나 고생이 많겠냐. 어린 것이. 내나이 엔간해도 시애 데려오려 나섰겠건만…""소식 또 없고요?"

"내가 글을 모르니 이장이 편지를 냈지. 거기 공장 주소로. 답이 없었어.이장이 또 편지를 냈는데, 소식이 없어"

나는 더 물을 말이 없다. 목이 멘다. 엄마는 새 아버지를 얻었다. 시애는엄마와 따로 산다고 한다. 자식을 고아원에 맡겨버리는 엄마도 있다. 짱구가그렇다.

"그만 자자. 새벽에 일찍 일어나야 하니"

할머니가 코를 훌쩍인다. 소리죽여 운다. 나는시애와 엄마를 그려본다.아우라지에 살때, 오늘 밤이 생각난다. 어느 해던가. 시애와 나는 아버지와함께 송편을 만들었다. 아버지가 가장 예쁘게 만들었다. 내가 만든 송편이가장 못 생겼다. 부엌에서는 연방 도마질 소리와 구수한 냄새가 났다. 나는차츰 잠 속에 빠져든다. 짱구가 왜 오지 않을까. 나는 그 생각을 한다.무슨 소리가 들린다.

"시우야, 시우야"

할머니가 나를 부른다. 나는 눈을 뜬다. 어느 새 밤이 지났다. 문살이 희뿌염하다. 오늘은 추석날이다. 옆자리를 본다. 짱구 자리에 이불이 불룩하다. 짱구가 언제 돌아왔는지 나는 모른다.

"시우야, 그 처녀가 없어졌어"

부엌 쪽문을 통해 할머니가 말한다.

"어 없어졌다고요?"

"그래. 신발이 안보여 건넌방을 들여다 봤지. 처녀가 없어. 신새벽부터 어디로 갔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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