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남북화해 분위기 당분간 기대난

한국국제정치학회 영남지회(회장 윤용희 경북대 사회과학대학장)가'김정일체제와 남북한 관계'를 주제로 주최한 학술회의가 지난 17일 오후1시 경북대복지관에서 열려 관심을 모았다.이날 회의에서 김정일체제는 권력공식 승계후 경제난, 중·러의 한반도정책 변화, 내부 갈등 등 불안요인을 극복하지 못하고 붕괴될 것이며, 남북한관계도 당분간 화해분위기가 형성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김정일체제의 안정성 문제와그 전망(배한동 경북대 교수)=공식적인 권력승계없이 김일성 생시의 교시, 지침 등을 따르는 유훈통치를 하고 있는 김정일체제는 단기적으로 광범한 세습기반, 군부에 대한 통제력, 이데올로기에대한 독점적 해석력, 주민에 대한 통제력 등에 의해 현실적인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 시각에서 보면 후견세력인 사회주의권의 붕괴, 중·러의대북 정책이나 한반도 정책의 변화, 경제 위기 등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권력 내부의 갈등이 증폭되고 주민의 불만이 표출되는 등 체제 불안 요인이잠재돼 있다.

김정일이 북한의 중첩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개혁·개방정책을 펴지않을수 없으나 개방·개혁은 주민의식의 변화, 체제의 유연성 증대, 이데올로기의 경직성 해소 등으로 체제불안 변수가 될 것이다. 반면 폐쇄적인 체제의 고수는 북한의 현실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다.

결국 김정일체제는 유훈통치단계를 거쳐 권력 공식 승계후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권력교체 단계로 나아갈 것이며 위기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북한사회주의체제는 붕괴될 것이다. 이는 단지 시기 문제이며, 북한의 급작스런붕괴가 남쪽에 반사적 이익만 있는 것이 아니므로 이에 대한 대비책을 다각도로 마련하는 것이 통일을 대비하는 길일 것이다.

▲남북기본합의서의 실천성과 전망(박영호 민족통일연구원)=앞으로 남북한관계는 북한의 체제 불안, 외교적 고립, 경제난, 대남강경노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 남북화해의 접점이 당분간 도출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김정일정권이 경제사회적업적을 통해 내부적 안정을 이룩하거나 정통성 강화를 통해 권력기반을 굳건히 하지 못할 경우 남북한 관계는 부정적인 태도를 견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발효된지 거의 4년이 된 기본합의서의 본격적인 이행단계로 남북한이 진입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다. 북한의 체제정비가 진행되는 동안 우리는 '접촉을 통한 변화'라는 대북정책의 기조를 견지하면서 기본합의서의 이행에 대비한 과제들을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이다. 〈김영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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