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每日春秋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 중의 하나는 상담(counseling)이다. 너무 좋아하기에 업으로 삼고 있다. 그런데 상담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일반인들의 생각과는 달리좋은 충고나 조언이 아니라 듣는 귀이다. 그래서 상담자는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마음의 깊은 곳으로부터 나오는 미세한 움직임과 소리를 알아주고 들어주는사람이어야 한다. 대담자들 아닌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 중 한가지는 그들의 깊은 곳에서 울리는 삶의 움직임과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아닐까?

듣는 사람이 없어서 좌절과 분노를 느끼고 무기력을 경험하며 신경증이나 적응의 문제가 생기고 아주 심하면 자신만의 세계속으로 아주 들어가버려 현실과접촉을 하지 못하는 정신병이 생긴다. 어릴때에는 듣는 부모가 없고 청소년기에는 듣는 선생님이 없으며 청년기에는 듣는 친구가 없고 결혼해서는 듣는 배우자가 없을때 문제가 발생한다. 사회적으로는 듣는 사람들이 없을때 우리는군중 속에서도 외로울 수 밖에 없으며 정치적으로는 듣는 정치인들이 없을때우리는 좌절감과 안타까움을 느낀다.

한번 돌아보자. 나의 인생에서 좋은 영향을 가장 많이 주고 도움이 되었던 사람 셋을 꼽으라면 누구를 꼽을까? 아마도 셋중 적어도 하나나 둘은 나의 마음과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를 알아주었던 사람이 들어있을 것이다. 그들은 나를알아주고 들어주었기에 나에게 힘이 되고 있는 것같다. 이처럼 듣는 일은 사람들에게 일어날 힘을 주고 살아갈 힘을 주며 나아가서 다른 사람의 마음을 들을수 있는사랑할 힘을 주기에, 나는 듣는 것을 업으로 하는 상담자가 된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사람들의 기쁨과 슬픔, 아픔과 삶의 노력을 예민하게 느끼고 들을 수 있는 커다란 귀를 가지기 위해서는 부단히 노력한다.

〈계명대 전임강사.교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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