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청 환경미화원 홍덕수씨(56)는 회색 콘크리트의 도시에 사는 농부 다. 일년내내 농사를 짓는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공기농사 다.
홍씨는 지난83년 환경미화원을 시작하면서 도심 자투리땅마다 씨를 뿌렸다. 노원동, 침산동, 산격동 등의 자투리땅에는 그가 심은 나팔꽃, 수세미 등이 가득하다. 그는 식사시간, 퇴근후, 휴일 등시간만 나면 자투리땅에서 땀을 쏟았다. 풀꽃들을 키워 조금이라도 공기를 맑게 한다는 소박한생각에서 시작했다. 13년간 계속하다 보니 어느새 청소일 못지않게 자투리 땅 농사도 중요해졌다.5년전부터 경북대 북문쪽을 청소구역으로 맡게 됐다. 마침 셋째아들도 경북대에 입학했다. 그때부터 홍씨는 북문 담장 안쪽 3백여m 땅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곧 어둠침침한 담장이 호박꽃, 나팔꽃, 수세미 등으로 뒤덮였다.
이어 홍씨는 올해초 폐깡통에 벼를 심었다. 어린시절 상주에서 짓던 벼농사를 30여년만에 다시해본 것이다. 틈틈이 공을 들인 덕인지 비료나 농약을 주지않고도 벼는 잘 자랐다. 홍씨는 추수하면 깡통 25개에서 한되반 정도의 쌀이 나올 것 같다 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도심 한가운데서 벼를 수확한다는 기쁨때문인지 그는 들떠 있었다. 홍씨는 매년 호박을 키워 이웃 주민들이나 시립희망원에 갖다 주었다 며 수확할 쌀이 너무 적어 아쉽다 고 했다. 그는 최근버려진 PVC 파이프에 구멍을 뚫어 국화를 길러내는 방법에 거의 성공했다. 홍씨는 오늘도 자투리 땅을 찾아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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