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每日春秋

무더위에 허덕이던 게 어저께 같은데 벌써 가을의 한가운데에 와있다. 계절이바뀌면서 삼라만상도 어쩔 수 없이 변해가고 있다.

이 세상에서 단 한가지 변하지 않는 것은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 뿐 이라는

격언이 있듯이 어느 누구도 변하지 않는 삶을 살 수는 없는 것이며 세월이 흐름에 따라 사람은 모두 노년에 이르게 된다는 평범한 사실을 우리는 잊고 사는경우가 많다. 노인을 홀대하거나 늙으신 부모님을 버리는 일이 더러 언론에 보도되는 걸 보니 그런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도 선진화되면서 노인 인구의 비중이 점차 늘어나 65세 이상의 노인을기준으로 90년에는 5%%이던 것이 2001년이 되면 7%%에 달하게 되어 고령화 사회가 시작되게 된다.

우리는 고령화 사회에 대한 대비를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양로원이나 경로당을 많이 짓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7%%를 차지하는 노인들을 우리 공동체에서의 큰 부분으로 받아들이고 그들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있도록 도덕적, 사회적으로 많은 배려를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연초에 일본을 방문했을 때 도시 근교에 규모가 대단히 크고 잘 지은 노인시설을 본 적이 있는데 거기서 노인들이 각가지 취미활동을 하면서 노년을 여유롭게 보내고 있었다. 우리도 언제쯤이면 저런 시설을 갖출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보다도 과연 저 노인들이 저렇게 훌륭한 시설을 이용하는데 대해 만족감을 느끼는가 하는 의문이 더 들었다.

노인들에게는 가정과 사회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외로움이 가장 큰 고통이다.우리는 경로효친의 미덕을 전통적으로 숭상하여 노부모를 봉양하고 게다가 사후에도 부모의 유지를 받들어 모시는 것을 자식의 도리로 생각해왔다. 고령화시대에 대한 대비도 이런 전통을 이어받아 우리 실정에 맞게 해야 할 것이다.크고 훌륭한 시설을 지어 노인들을 모아 놓고 즐기면서 시간을 보내게 하는 것도 좋기는 하겠지만 그 보다는 우리의 경로효친 사상을 되살려 노인을 우리 가정, 우리 지역사회에서 어른으로 받들고, 노인들이 자신의 역할을 해낼 수 있는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다.

〈대구북구청장〉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