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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우리 구청에서 주관하는 주부 모임인 여성문화대학 수강생들과 팔공산 파계사 위에 있는성전암을 찾은 일이 있다.

주차장에서 내려 30분정도 걸어가는 가파른 산길의 울창한 숲은 단풍이 절정에 이르러 있었고,맑고 신선한 숲향기 속으로 이름 모를 새들의 지저귐은 산뜻하기만 했다. 햇살이 잘 드는 오래된암자의 지붕과 뜨락 곳곳에는 풍진속세를 해탈한 듯한 고요함이 머물러 있었다.도대체 얼마만의 산길인가. 비록 업무와 연관되기는 했지만 그 짧은 산행에서 그동안 내가 그 분주한 도심속에서 얼마나 바쁘게 살아가고 있었던가를 절실히 느낄 수가 있었다.실존철학에서 현대인의 삶은 일상성(日常性)에 타락 한 것이라고 했다던가.

눈을 뜨면 출근하기 바쁘고, 출근해서는 일과 사람사이에 시달리다가 퇴근하면 집으로 들어가 잠자리에 들면서 하루를 살라 버리는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살아가는 일상의 연속, 그리고 이제는주위의 조그마한 자극이나 변화도 두려워하고 거부하면서 마치 조개껍질 속에 숨어 버리듯 일상에 안주해 버리는 무기력하고 나약한 현대인의 삶의 모습을 타락해 버린 것 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현대인에게 진정한 자아는 없고 타인과의 관계 또는 타인의 시선 에 의해 결정된 내가 존재할 뿐이라고도 한다.

비록 잠깐동안이었지만 성전암에의 산행은 많은 것을 생각케 해주었다. 도심을 벗어나 이렇게 가까운 곳에 고요하고 그윽한 곳이 있어 일상에 찌든 우리 마음을 깨끗이 씻어줄 수 있다는 사실이놀랍지 않은가.

현실은 시(時)테크, 재(財)테크, 경영혁신등 현란한 용어들과 함께 우리를 숨막히도록 옭아매고 있다. 그럴수록 우리는 잠시라도 틈을 내어 우리를 묶어 놓고 있는 일상의 굴레에 변화를 가지고잃어버린 자아 를 찾아나서는 기회를 자주 가질 일이다.

〈대구북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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