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피랍에티오피아 민항기 바다추락 참사

"120명 死亡·실종"

[모로니.아디스 아바바] 승객과 승무원 1백75명을 태운 채 공중납치된 에티오피아 여객기가23일 인도양 코모로 제도 상공에서 바다로 추락, 1백20명이 사망 또는 실종되고 55명만이 구조되는 민항기 피랍 사상 최대의 참사가 발생했다.

아디스 아바바를 이륙, 케냐의 나이로비로 향하던 중 공중 납치된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보잉 767여객기는 납치범들의 요구에 따라 코모로 제도쪽으로 기수를 돌려 호주로 비행하던 중 연료가 떨어져 비상착수를 시도하다 해변 휴양지의 얕은 산호초해역에 추락했다.

사고기는 해변에서 7백m 떨어진 얕은 바다에 내려앉는 과정에서 한쪽 날개가 파도에 스치면서균형을 잃고 동체가 세동강이 난 채 대파됐다.

코모로 당국은 구조된 생존자 55명 중 에티오피아 국적의 납치범 2명의 신병을 확보, 여객기 납치목적 등을 조사 중이다.

범인은 모두 3명인 것으로 전해졌으나 나머지 1명의 신원이나 생존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구조대는 철야작업 끝에 사고해역과 부서진 기체내에서 72구의 희생자 사체를 인양했으며 실종자명단에 올라있는 나머지 48명을 찾기 위한 수색작업을 계속하고있다.

구조된 에티오피아인 기장 레울 아바테(42)는 납치범들이 기내용 도끼와 소화기를 휘두르며 조종실에 난입해 폭탄을 가지고 있다고 위협하면서 항로를 호주로 돌릴 것을 요구했으나 폭탄소지 여부는 실제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납치범들은 또 부기장을 구타, 조종실 밖으로 쫓아냈으나 항로변경 이외에 별다른 요구사항은 내놓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범인 중 1명은 술병을 들고 있었으며 생존 승객들은 그가 술에 취해있었다고 말했다.부기장은 범인들이 비행기의 연료가 떨어져 가고 있다는 점을 알았으나 이를 무시한 채 기장의모로니 공항 착륙요구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지난 77년 12월 승객 93명과 승무원 7명이 사망했던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랍사고를뛰어넘는 피랍기 사고 사상 최대 참사로 기록되고 있다.

코모로 외무부는 외국인 생존자 16명이 인도양의 프랑스 섬인 레위니옹으로 이송됐으며 이들은영국인 2명과 이탈리아인 4명, 우크라이나인 3명, 프랑스인 2명,미국인 3명 등이라고 밝혔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