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1세기 향한 동반자관계 회복

빌 클린턴 미대통령과 강택민중국국가주석이 24일 마닐라에서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정상간 상호방문을 합의, 발표함으로써 중.미양국은 21세기를 향한 새로운 동반자관계로 회복됐다.지난해 6월 이등휘대만총통의 방미로 험악한 분위기가 조성됐던 중.미관계는 지난5월 이총통의재선을 전후해 최악의 상태로 치달았다. 그러나 지난 19일부터 3일간 중국을 방문한 크리스토퍼미국무장관은 북경과 상해를 돌며 중국의 지도부를 만나 대중관계개선책을 내놓았다. 이때 호주를 방문중이던 클린턴대통령 역시 "미국은 중국을 억압할 생각이 없으며 오직 중국과 진정한 친구관계를 건립하려한다"고 말해 집권2기의 대중정책의 변화를 강력히 시사했었다. 물론 APEC에서의 중.미정상회담을 통한 양국합의사항은 크리스토퍼의 중국방문시 사전조율을 거쳤다. 정상간의 입을 통해 발표되는 수순을 밟았지만 내년상반기 고어 미부통령의 중국방문과 97, 98년의 정상간 상호국사방문을 비롯 중국의 WTO(세계무역기구)가입지원 핵확산금지등 양국간의 현안들이말끔히 청산되는 계기가 됐다. 특히 중, 미정상의 상호국사방문은 미국으로볼때 지난 89년 당시부시대통령의 방문에 이어 두번째고 중국의 국가지도자가 미정부의 초청으로 미국을 공식방문하는 것은 지난 84년 1월 조자양총서기와 85년 7월, 이선념국가주석에 이은 것이다.지난 89년 천안문사건 이후 불안정한 관계에 들어서면서 급기야 지난해부터 최악의 분위기까지갔던 중.미관계는 결국 클린턴정부와 강택민 주석에 의해 타개됐다. 중국으로 볼때는 중, 미간의관계정상화가 현안문제해결이란점이외에도 정치적으로도 아직 불안정한 강주석이 국제사회에서외교적으로 커다란 성과를 거둠으로써 내년 당대회를 앞두고 자신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양국간의 관계회복으로 냉각기에 미국을 향해 외치던 강권정치, 패권주의라는 구호는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마닐라정상회담이 끝난 24일 저녁 중국관영CCTV(중앙텔레비전)는 이번 정상회담이 승전계후(承前啓後.지나간 것을 이어받아 미래의 것을개척해나감)의 의의가 있는 것으로 양국 모두 인정했다고 전했다.

〈북경.田東珪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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