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레사 수녀와 다이애나의 타계이후 세상 사람들이 보여주고 있는 추모의 모습을 보면서 대중의 사랑과 연민이란 것이 참 자기중심적이며 가벼운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두 여인의 죽음 이 세계인들의 애도와 사랑과 관심을 모았다는 점과 두사람 모두 병든자, 가난한자를 사랑하고 감쌌다는 점에선 공통점이 있지만 출신 태생과 살아온 환경, 삶의 흔적들에서는 같은 무게로는 비교될 수 없는 커다란 차이점이 있다.
다이애나의 장례식을 보면서 어떤이가 이런 말을 했다. '바람 실컷 피우고도 저런 대접을 받을수 있으니 좋은 나라다. 한국 같았으면 죽일× 살릴× 했을텐데'왕세자빈의 신분으로 간통사실을 공 개 시인하고 비록 이혼은 했다해도 일국의 왕위 계승권자의 어머니로서 재혼도 안한 외간남자와 벌거벗고 요트 위에서 뒹구는 모습을 보여도 '성녀'라 불러주는 것은 관대함인지 사랑인지 아니 면 자존심인지 동양적인 정서로는 좀 아리송하다.
고인이 된 남의 나라 왕세자빈, 더구나 불행한 처지에서 급서한 비운의 여인을 폄하할 뜻은 없다. 또 도리도 아니다. 그러나 '성녀'(聖女)라고까지 애도한 영국 총리의 감상적인 표현에서 대중의 사랑과 연민의 자기중심적 사고, 그리고 영국적인 자존심을 엿보게 된다. 또한 수십만개의 조화들과 수백만의 추모인파, 그리고 성녀와 바람난 여자의 차이를 굳이 구별 지으려 하지 않는 듯한 그들의 추모의 모습에서 일종의 '할리우드적 현상'같은 것도 느끼게 된다. 마치 어느 대중 스타가 죽어간 듯한 추모의 이미지를 보게 된다는 얘기다. 대중 스타에게는 왕실가족의 한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품위나 자기절제 같은 것이 강요되지 않는 다. 그런 규범쯤은 어기고 이탈했다해도 오직 스타로서의 대중적 인기와 사랑만 얻을 수 있다면 추모의 열기에는 아무런 지장을 받지 않는다. 다이애나는 그런 할리우드적 매력으로 추모의 정을 받고 있다. 테레사 수녀의 죽음에 대한 또 다른 많은 사람들이 품고 있는 추모의 정과 사랑과는 약간 다른 모습인 것이다.
대중들은 다이애나보다도 훨씬 더 헐벗은 신분으로 수백벌의 화려한 의상 대신 평생 수녀복만 입 고 살면서 더 많은 헐벗고 병든 자들을 사랑하는 일에 생애를 바친 테레사 수녀의 죽음에는 할리 우드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짐작컨대 과연 CNN이 테레사 수녀의 장례식도 생중계 해주고 힐러리가 인도까지 조문을 가고 수백만의 영국시민들이 과거 식민지로 통치했던 인도에 수십만개의 조화를 보낼지는 솔직히 의문 이다.
세상 사람들이 진정으로 사랑하고 존경하고 추모해야할 사람들의 죽음앞에서 자칫 대중들의 할리 우드적인 감상으로 인해 고인의 헌신적 삶의 의미가 잘못 비교되는 것은 잘못이다. 그런 의미에 서 테레사 수녀의 헌신적 삶에 대한 추모는 다이애나에 대한 대중적인 추모의 정과는 한 차원 다 른 깊이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할 가치와 필요가 있다.
물론 다이애나도 많은 사람들의 추모를 받을 수 있다. 또한 값지게 산 부분은 추모돼야 마땅하다. 그렇지만 더 강조해야 할 것은 아무것도 가진것 없으면서도 많은 것을 가졌던 사람보다 더 많은 헌신과 봉사를 해냈던 사람이 많이 추앙 받을 수 있는 세상이 돼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런 의미 에서 두여인의 타계에서 보여줘야 할 지구인의 추모 모습은 최소한 할리우드적인 것은 아니어야 한다. 두사람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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