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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3일 저녁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간 자금지원 양해각서 서명이 이뤄지자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도 침통한 분위기를 떨쳐버리지 못했다.

참모진들은 무거운 기류를 반영하듯 논평을 삼가는 대신 한결같이"닥쳐오는 사태에 미리 대처하지 못한데 대해 국민들에게 송구스러울 따름"이라며 고개를 떨구었다.

김용태(金瑢泰)비서실장은 "그러나 이번 양해각서에 포함된 내용들을 보면 대부분 우리 정부가추진하려고 했던 내용들"이라며 지난 96년 4월, 당시 청와대가 세계화정책 차원에서 추진했던 기업정보 공개와 연결제무제표 도입 등 기업 투명성을 위한 획기적인 경제개혁이 재계의 반발에 부딪혀 좌절된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오전 미셸 캉드쉬 국제통화기금(IMF)총재의 청와대 방문은 50분간이나 진행, 단순한예방차원이 아니라 회담성격이 짙었다.

실무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인 만큼 이 자리에서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취할 입장은 한마디로 부탁일 수 밖에 없었다.

김대통령은 캉드쉬총재에게"우리의 사정이 급박하다. 대통령권한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겠으니 협상을 빨리 마무리해달라"고 간절히 요청했다.

캉드쉬총재는 이 자리에서도 까다로운 IMF의 입장을 설명하면서'칼자루 쥔 자'의 여유를 한껏부려 우리측의 속을 태운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일에도 청와대 국무회의를 무산시키게 해 망신을 주었던 캉드쉬총재다.

캉드쉬총재는 "지금은 고통스럽겠지만 참고 극복하면 몇년후 한국경제는 튼튼한 모습이 될 것"이라며 "그때 가면 김대통령이 지금 한 일이 얼마나 훌륭한 일이었는지 평가를 받게될 것"이라는말도 했다고 한다. 한 나라의 대통령의 모습이 이처럼 참담했던 전례가 있었는지 모를 일이다.(吳起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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