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제네바 4자회담 결산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 구축을 위한 4자회담 1차 본회담이 향후 이어질 본회담의 향방을 가름하는기본틀 마련에 실패한 채 의장성명 발표를 마지막으로 10일 끝났다.

4개항을 담은 의장성명이 회담의 결산으로 나오긴 했지만 이번 회담은 한국의 일방적인 구상과북한의 부정적인 반응으로 인해 양측의 시각차만 부각되며 문제만 불거진 회담으로 평가받고 있다.

회의 첫날부터 시종일관 한국과 북한이 기조연설에서 나타난 양측의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논란을 벌이다 부랴부랴 다음회담 날짜와 장소및 분과위보다 격이 격하된 특별소위를 구성키로 겨우합의한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한국외무당국은 상투적으로 미군철수와 북미직접협상을 내세우는 북한에 대한 인식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새로운 카드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된 것이다.

한국 역시 종전의 주장이던 남북기본합의서에 따른 한반도 평화와 신뢰구축및 정전협정준수등의안을 제시코자 했다.

한국은 성공적인 본회담개최를 바탕으로 가능하면 회의를 연장해 분과위원회까지 설치한다는 복안까지 가졌다.

따라서 한국은 미국의 협조를 이끌어내 본회담에서 평화체제및 신뢰구축과 관련된 분과위 구성등의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미국이 이를 지원만 하면 이뤄질 것이라는 안이한 자세를 가졌던 것이다.그러나 4자회담 본회담이란 명칭에 맞는 본질적인 안건의 토의는 보따리를 풀지도 못하고 예비회담 수준의 부차적인 합의 사항만을 공동성명이란 형식으로 내놓게된 것이다.

북한은 한국이 제안한 분과위 설치 문제에 대해 어떻게 임무를 부여하고 몇개나 만들어야 하는지의견조정을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며 사실상 거부했으나 4자회담을 계속 하는데는 합의했다.이는 북한이 4자회담을 조건으로 미국등 국제사회와의 관계를 맺는다는 몸짓을 보이면서 식량원조 경제지원 북미대화등 자신들이 노리는 실리를 취하기 위한 유리한 입장을 확보하려는 하나의시간벌기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것은 4자회담이란 공인된 무대를 통해 자신들의 주장및 입장을 관철하려는 태도로 한국과는완전히 동상이몽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이번 1차본회담을 어렵게 끌어낸 한국당국은 이번 회담 결과 앞으로 4자회담을 국민들의 기대 수치에 접근하는 명실상부한 본회담으로 끌고 나갈 주도권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가에 대한 새로운숙제를 하나 더 떠 안게 됐다． 〈제네바·李東杰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