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노사 대변혁 생각바꿔야 산다

대학졸업반 아들을 둔 회사원 김모씨(52)는 요즘 노사대변혁기를 맞아 아들 진로문제를 두고 고민에 빠져 있다. 아직 취업을 못한 것은 물론 언제 직장을 구할지도 걱정스런 상황. 게다가 기업들이 근로자를 뽑을 때 해고자를 우선 고용하도록 하는 리콜제를 시행토록 권장, 신규채용의 문이더 좁아졌다. "차라리 실업계 고등학교에 보내 기술이라도 배우게 했었으면…"하는 후회가 드는것이다.

실제 대졸자들의 취업은 지난 연말부터 거의 봉쇄됐다. 기업들의 신규채용이 대폭 줄어든데다 합격해 놓고도 발령을 받지 못해 실업상태에 빠진 경우도 상당수다. 전문대를 포함해 대졸자는 매년45만명씩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올해 새로 생기는 일자리는 10만명을 채우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방대-인문계열-취업재수생-여대생 홀대는 갈수록 심각해질 전망이어서 사고(思考)의전환이 불가피해졌다.

최근 원서를 접수중인 직업전문학교는 이같은 변화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사무직 실직자들은물론 대졸자들까지 기술을 배우기 위해 입학하는 사실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있는 것. 일선 교사들은 "지금이야말로 입시위주의 교육풍토를 바꿀 때"라고 지적한다. 부모들도 이제는 "대학만 보내주면 그만"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

대학생, 취업예비군들의 의식도 급변하는 기업환경에 맞춰야 한다는게 취업전문가들의 충고다. 대기업 근로자들일수록 앞으로 고용불안, 임금변화 등에 더 시달려야 할 상황이므로 대기업을 우선하던 종전의 '간판선호'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

연봉제 확산, 기업 인수와 합병, 외국인 투자확대로 인한 경영합리화 등의 대변화가 가장 먼저 닥칠 곳은 대기업이다. 따라서 대기업 근로자들은 이제 매년 몸값계산과 임금계약을 걱정해야 하고정리해고의 칼날이나 임금 대폭삭감을 통한 사실상의 해고 등에 늘 불안해질 것이 분명하다.영남대 장상두 취업장학과장은 "젊은 시절에 벤처기업, 중소기업 등에서 경력을 쌓은 뒤 대기업으로 옮겨가는 추세가 확산될 것"이라며 "눈높이를 낮추고 첫 직장에서 경험을 키우겠다는 자세가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金在璥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