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7시 경북대 도서관. 예년 2월 같으면 취업 열기도 한차례 수그러들고 다소 한산한 분위기였을 곳.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7시30분을 넘어서면 몰려드는 학생들로 자리가 다 차버린다. 학기중에도 비어있던 입구쪽 자리마저 8시를 넘기면 책들이 놓여진다. 가방만 달랑 얹어두고 사라져버리던 얌체족 단속도 부쩍 심해졌다.
해고 칼바람에 한 가정의 가장마저 졸지에 실업자가 돼 버리는 세상. 때문에 사회에 첫발도 내디뎌보지 못하는 대학생들의 좌절감은 한켠에 묻혀있다. '방향은 있지만 갈 길이 없다'… 요즘 취업준비 대학생들이 한결같이 느끼는 심정이다. 도서관에 앉아 있지만 불안하기는 마찬가지.4학년이 되는 경북대 화공학과 배모씨(25)는 한해 휴학할 계획이다. 졸업한 뒤 실업자가 되기 보단 나을 거란 계산. 부모도 마지못해 동의했다. 기업체 보다는 안정적인 공사쪽을 생각하고 있지만 쉽지 않을 것 같다.
영남대 재료공학과 김모씨(26)는 올해 대기업에 취업한 선배들이 줄줄이 대기발령 신세가 되는 것을 보고 일찌감치 기업체 입사는 포기했다. 대학원 진학을 생각 중. 뜻이 있어서가 아니라 실업자가 되기 싫어서다.
경북대 경영학과 강모씨(23·여)는 7급 세무직 공무원을 준비 중. 하지만 올해 7급 세무직 공채가없다는 소식에 마음이 흔들린다. 9급 공무원만 돼도 더 바랄 것이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아르바이트 자리도 하늘의 별따기. 그래서 대학생들의 한달 살이는 눈치보기다. 아무리 아껴쓰고살아도 학원비·식비·교통비·책값 등 한달 20만~30만원은 든다. 어려워진 집안살림 때문에 손내밀기가 죄스럽다. 일반버스·구내식당 이용은 대학생의 기본 생활수칙이 됐다.〈金秀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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