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적자내고도 위장 흑자 많다

적자를 내고도 재무재표 상에는 이익을 낸 것처럼 꾸미는 일명 분식결산(粉飾決算) 업체가 늘었다. IMF후유증이다. 기업체들이 은행의 신규 대출이나 대출연장을 받기 위해서는 억지로라도 흑자를 낼 필요가 있고, 채권자나 주주에 대한 체면 필요성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경우도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포항 철강공단에서 철 구조물을 하는 ㅍ철강 김사장(55)은 지난해 수천만원의 적자를 냈으나 잘아는 공인회계 세무사를 찾아가 지난해 결산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에 수천만원의 당기 순이익을 낸 것으로 꾸며 주도록 부탁했다고 했다. 수백만원의 법인세를 내게 되더라도 오히려 이득이된다는 판단 때문. 김사장은 "은행빚 수억원의 상환 만기가 오는 6월말 돌아와 연장을 해야할 뿐아니라 신규대출을 위해서도 적자 재무재표는 곤란했다"고 말했다.

D건설 이사장(45) 역시 지난해 자체 결산 결과 1억여원의 적자가 났다. 하지만 이사장은 감가상각비와 투자 자산 수치를 조작, 당기 순이익 5천만원으로 대차대조표를 만들어 최근 신문에 공고했다. 이사장은 "주위에 이같은 업체가 적지않다"며 "오죽답답하면 이같은 짓을 하겠느냐"고 하소연했다.

세무회계사 김모씨(40)는 "올해는 IMF 탓인지 허위 기장을 부탁하는 업체가 예년보다 2배 이상늘었다"며 "불법인 줄 알지만 거래업체가 부탁할 경우 들어주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라고 털어놨다. 한미은행 포항지점 나순무 지점장은 "대출 연장이나 신규 대출은 재무재표 상 적자일 때는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林省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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