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내버스 노선 개편 열흘째…불편·혼란 계속

대구 시내버스 노선이 전면 개편된지 10일이 지났다. 그러나 시행 열흘동안 95개 노선 중22개 노선이 조정되는 등 대구시의 대중교통행정이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또 불편과 혼란을 방치한 대구시를 비판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다. 버스노선 개편의 문제점과 대구시의입장을 들어본다.

◆개편노선 왜 문제가 생겼나=노선개편 결과 승객들은 전처럼 1회 승차로 목적지에 갈 수없어져 버스를 두번 타야 하거나 지하철을 연계해야 해 교통비 부담이 늘었다. 또 노선을직선화하는 과정에서 학교,시장, 관공서 등 교통수요가 많은 곳이 경유지에서 제외돼 시민들은 수백m에서 1km이상을 '걸어야하는 불편'을 겪게 됐다.

이에 대해 시는 "환승위주로 노선을 바꾸고 간선엔 좌석버스만 투입하다보니 다소 요금부담이 늘었다"며 "먼 거리를 버스로 이동하는 시민들이 많지 않은데다 노선개편으로 버스를 타는 시간이 훨씬 줄어 시민들에겐 오히려 이익"이라고 강변했다. 그러나 경제난으로 좌석버스 대신 요금이 싼 일반버스를 선호하는 시민들의 처지를 '간과'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시는 "노선을 직선화하는 과정에서 학교, 시장 등이 경유지에서 제외됐으나 수백m~1km를걸으면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는데 시민들은 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며 판단이 잘못됐음을 인정했다.

◆노선개편 준비도 소홀했다=당초 대구시는 개편안이 확정되고 시행하기까지 홍보 및 준비에 최소 2~3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버스조합과 노선합의가 늦어진 상태에서무리하게 지하철1호선 전구간 개통에 맞추려다보니 한달도 채 준비하지 않고 노선을 개편했다. 때문에 개편에 따른 학생 및 시민들의 불편을 사전에 파악하기 위한 현장조사가 제대로이뤄지지 않았다. 노선이 개편된지 열흘이 지나도록 안내방송이 되지 않고 옛 노선번호를단 버스가 많이 운행되는 것도 준비부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대구시의 입장=김기호 대구시 교통국장은 "노선개편에 따른 민원의 타당성 여부를 면밀히따져 7월말까지 노선을 계속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번 개편은 최선의 노선을, 가장적절한 시기에 시행한 것"이라며 "초반엔 다소 불편이 따르더라도 3개월정도 지나 시민들이개편노선에 익숙해지면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국장은 "버스조합과 협의, 간선을 운행하는 좌석버스를 일반으로 전환하고 통합카드를 빠른 시일내에 도입해 시민들의 요금부담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구시의 잇따른 노선 조정으로 "민원을 제기하면 우리동네에도 노선을 끌어 올 수있다"는 인식이 확산돼 오히려 민원이 더욱 늘고 있다. 이에대해 김국장은 "간선노선은 손을 대지 않는 등 노선개편의 큰 틀은 흔들지 않을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 교통전문가들은 "제기된 민원에 대해 대구시가 얼마나 정확하게 조사하는지 의심스럽다"며 "자칫 직선화시킨 노선이 다시 굴곡노선이 되는 등 노선개편 원칙이 흔들릴까 걱정"이라고 했다.

〈李大現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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