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우리의 고전소설 장화홍련전(薔花紅蓮傳)이 오랜 세월 감동을 준 것은 못된 계모(繼母)에대한 시원하고 극적인 응징때문이다. 그것은 제가 낳지않은 자식에 대해 저지르기 쉬운 사악한 행동에 대한 사회적 고발이며 그같은 비윤리적 인간들에 대한 단호한 처벌이 사회적공감을 준 것이다. 그래서 옛 사람들은 자기 자식이 아프면 밤새워 간병(看病)치 않아도 전처(前妻)소생이나 남의 자식의 경우에는 밤잠을 자지 않는 것을 귀한 덕목으로 여겼다.▲그러나 근래에 들어 이같은 덕목이 점차 사라져가는 느낌을 주는 것은 우리사회의 앞날을어둡게 하는 징조로 보여 여간 걱정스럽지 않다. 소외된 아이들이 살고 있는 영아원등 일부복지시설의 수용아들이 시설운영자의 학대에 시달리는가 하면 불법적이거나 비윤리적 대우를 받는 사례가 그것이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한나라당 김홍신(金洪信)의원이 폭로한 '중국산 일본뇌염 생백신의 영아원 아기상대 불법 임상시험'도 우리사회의 윤리성에 심각한 우려를 갖게 하는 내용이다.당국은 이 약품의 수입업체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임상시험을 했다는 주장과는 달리 친권자동의 문제에 법적하자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불법여부는 진상조사를 해보면 드러나겠지만 설사 그것이 적법하게 이뤄졌다 해도 '소외된 아기'들을 대상으로 시험했다는 것은 사회적 양심을 부끄럽게 하는 처사였다. 그 바탕에는 자기 자식이 아니니까 아무렇게나 해도 된다는 생각이 깔린 인상을 받기 때문이다. 이같은 임상시험계획을 승인한 보건복지부는 과연 복지철학이 있는지 묻고 싶다. 사회적 양심회복을 위해서도 수입제약회사와 해당 영아원의 불법성은 철저히 가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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