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기한 동물이야기-새와 비행기

비행기는 새들 때문에 가끔 곤란을 당한다. 독수리같은 맹금류는 자기 영역에 침범한 비행기를 공격하기도 하고 작은 새들도 비행기의 비행을 방해해 사고를 일으키기도 한다.예전 에어 기니아의 정기 여객기가 승객 40명을 태우고 비행하다 큰 사고가 날 뻔 한 일이있었다. 정상적으로 날아가던 이 비행기 조종사는 도착지 몇 km전에 갑자기 대머리 독수리의 공격을 받게 됐다. 이 독수리는 비행기를 보자마자 충돌의 위험도 아랑곳않고 곧장 비행기를 향해 돌진해왔다. 앞유리창이 산산조각이 나고 세찬 공기의 소용돌이가 조종실 내부를휘감았다. 계기판이 망가지고 조종사는 공기의 소용돌이 때문에 눈을 뜰수 없었으나 가까스로 비행장에 착륙할 수 있었다. 대머리 독수리는 작은 새를 잡아먹고 사는 자신의 영역에나타난 비행기를 쫓아내려 했으나 오히려 생명을 잃고 말았다.

수년전에는 미국의 공항을 막 이륙한 비행기가 찌르레기 떼가 터보 엔진에 휘말리는 바람에기체 이상을 일으켜 바다로 추락한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제트 엔진은 비행기의 여러 부분중 사고 요인이 많은 아킬레스 건으로 앞부분에 있는 개구부에 새들이 휘말려듦으로써 공기통로를 막아 속도를 떨어뜨리는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이다.

새는 비행기처럼 하늘을 나는 괴물을 만난 일이 없기 때문에 비행기를 경계할 반사행동이갖추어져 있지 않다. 그 때문에 비행기를 만나더라도 길을 양보하지 않으며, 정기 항로를 나는 여객기와 충돌하더라도 피하려 하지 않는다. 비행기 조종사들도 비행기의 속도가 너무빨라서 새를 피할 여력이 없다. 기상조건이 좋은 날은 한낮에 시속 2백50~3백km 이상의 속도로 날기 때문에 마주치는 새의 모습을 거의 알아볼 수가 없다. 요즘은 비행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으며 이 상태에서 4kg의 돌과 부딪힌다면 3백kg이상의 충격을 받게되는 것이다.과학자와 기술자들은 비행기의 안전을 위협하는 새들을 쫓아내기 위해 20여년동안 각종 연구에 매달려왔으나 뾰족한 해결책을 찾기 힘들었다. 공항에서 새를 몰아내기 위해 독수리나매 등의 박제를 늘어놓는다거나 녹음기로 총소리를 틀어놓는 방법, 1백20데시벨(dB)의 강력한 소리를 내는 방법 등 갖가지 방법을 동원했으나 일시적 효과만 있었을 뿐 모두 실패로끝나고 말았다. 그러다 훈련된 독수리를 공항에 풀어놓자 위협을 느낀 비둘기 등 작은 새들이 서서히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독수리의 공격 본능을 이용함으로써 성공적인 결과가나타나자 각 나라에서는 이 방법을 채택, 새들을 쫓고 있다. 〈金知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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