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풍-경주세계문화엑스포

신라 천년 고도 경주의 보문단지 일원에서 내일(11일) 막이 올라 두달간 계속되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문화의 세기'로 예상되는 21세기를 앞두고 보다 풍요로운 삶을 예비하는 '푸른 신호등'이 될 수 있기 바란다.

◇우리문화의 세계화 시도

'새 천년의 미소'를 주제로, '수막새의 미소'와 '화랑'을 휘장과 마스코트로 내세운이 문화축제는 불교문화의 보고인 경주를 통해 '우리 문화의 세계화와 관광자원화'를 지향하면서 그 첫 막이 오르려는 참이지만 기대되는 바가 적지 않다.

48개국의 7천여명이 각종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며, IMF체제의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막대한 예산을 들여 치르게 되므로 많은 외국 관광객들을 유치, 경주를 중심으로 한 우리의문화를 전세계에 알리고, 외화를 벌어들여 어려운 경제를 살리는 데도 보탬이 될 수 있어야만 한다.

세계 최초의 문화엑스포라는 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띠는 이 대규모의 축제는 경북도가 주최하지만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행사를 뛰어넘어, 세계를 향해 '산업'에서 '문화'로 패러다임을 바꿔 벌이는 엑스포일 뿐 아니라 우리의 '밀레니엄 사업'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그러나 아직도 진행 과정에서 풀어나가야 할 숙제들이 적지 않으리라 본다. 주최측의 치밀한 행사 진행과 부분적인 미비점 보완이 요구되며, 우리 모두가 원래의 취지가 희석되지 않고 극대화될 수 있도록 지혜와 힘을 모아 적극적인 성원을 해야 할 것이다.

◇국제관광 활성화 계기로

특히 기반시설.행사 진행 등 하드웨어 측면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관광 진흥을 위한 소프트웨어 측면도 소홀해서는 안되며, 우리의 문화적 역량과 자산을 살리고 활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승화시켜 국제관광 활성화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경주에 문화적 인프라가 새롭게 구축되고, 경주가 국제적인 문화도시로 거듭나게 되며, 경제 위기를맞은 상황에서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원동력도 될 수 있을 것이다.

문화엑스포는 'IMF의 탈출구를 보여준다'는 시각도 있다. 문화를 소비가치적 수준에서생산가치적 수준으로 발상을 전환한 개념이며, 산업사회에서 문화사회로의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시화한 기획이기 때문이다. 아직은 미지수지만 이번 엑스포를 계기로 경주는 세계의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문화산업의 새로운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걸게한다.

'마야.잉카에서 황하 문명까지', '태국 킥복싱에서 중국 소림사 무술까지'. 세계의 유형.무형 문화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한 자리(경주 보문단지)에 모아 공개할 이 축제는 새 천년미소관(주관), 세계문명관, 세계풍물 광장, 우정의 집, 백결공연장, 화랑인형극장 등의 행사관과 불국사 등 경주 일원의 유적지에서도 다채롭게 펼쳐진다. 특히 국제 멀티아트쇼, 세계 민속 공연, 한국공예학회전, 인류 화합 음악축제, 이탈리아현대미술제, 야외 오페라 '원효'공연 등 각종 문화행사와 기획전시회는 다채롭고 매력적이다. 불국사 경내 옥외무대에서 18일부터 사흘간 밤마다 막이 오르는 오페라 '원효'(총감독 김완준, 연출 김효경, 지휘 장일남)도 원효의 사상을 담은 창착 오페라의 본격적인 첫 야외 무대라는 점에서 기대치를 높여준다.

관람객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천년 고도 퍼레이드도 매일 펼쳐지게 되며, 11월 5일에는세계의 석학 15명이 '경주 문화선언'을 채택, 21세기 문화의 방향과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라고도 한다.

◇세계인의 축제 공감대를

주최측은 행사에 거듭 만전을 기하고 잘못된 점은 발빠르게 보완하고 고쳐나가는 한편 궁극적으로는 이 문화축제를 통해 경주의 고유성을 최대한 살리고 세계의 문화를 끌어안으면서'집안 축제'가 아닌 '세계인의 축제'로서의 공감대 형성과 그 디딤돌 놓기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또한 찾아온 지구촌 사람들에게 우리 문화를 알리는 한편 성숙한 문화의식도 보여줌으로써 경주를 다시 찾게 하고, 다른 사람들까지 찾게 만드는 매력과 견인력을 극대화할 수 있기 바란다. 〈이태수 茨냅㎰阪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